해시태그와 상표권 침해 논란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영업주체 혼동행위에 해당


국내 인터넷 이용자 약 60%이상이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인스타그램 국내사용자는 천만 명을 돌파했다고 하니, 이제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가 일상적인 생활이 됐고, 누구나 한번쯤은 ‘해시태그’를 달거나, 검색해봤고 그게 아니더라도 ‘해시태그’라는 말은 들어봤을 것이다.여기서 해시태그(Hashtag)에 대해서 알아보자.


해시태그는 ‘연관된 정보를 묶는 기능’으로 정의된다. 형식은 ‘#키워드’ 형태이고, 특정의 주제와 연관된 정보를 묶는 역할을 한다. ‘#’을 미국에서는 ‘해시’ 기호라고 하여 ‘샵’ 대신에 ‘해시’로 읽고, ‘tag’는 ‘꼬리표’, 야구에서 ‘Tag-Out’이라고 하는 것과 같이 ‘추적’, ‘식별’ 등의 의미를 갖는다.


해시태그가 정보를 꼬리표 삼아 묶는 기능으로 처음 사용된 것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SNS ‘트위터’였다. 트위터는 2000년대 후반부터 140자 이내로 간결하지만 손쉽게 자신의 의견을 표시할 수 있어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생성되는 수많은 정보가 사라지게 되어 2007년 8월에 오픈소스 운동가로 알려진 트위터 유저인 크리스 메시나(Chris Messina)가 ‘how do you feel about using #(pound) for groups. As in #barcamp [msg]?”, “#(파운드)로 그룹을 묶으면 어떨까? #barcamp처럼”이라는 트윗을 날렸고, 이것이 해시태그 탄생의 순간이다. 


작년이 ‘해시태그’ 탄생 10주년이었으니, 해시태그가 세상에 알려진 것도 10년이 더 됐고, 현재 트위터에서는 해시태그가 매일 평균 1억 개 이상 생성될 정도로 일상화됐다. 현재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플러스, 텀블러, 플리커, 유튜브 등에서도 해시태그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인 해시태그는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톱 소셜 아티스트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팬들이 만든 ‛#BTSBBMAs’였다. 이 해시태그는 무려 3억 건 이상 공유됐다.


이처럼 해시태그가 영향력 있는 의사 전달의 채널로 사용되고 있고, 인터넷 상의 특정 페이지로 유인하는 기능을 하며, 특히 최근의 10대는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가 아닌 유튜브에서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 동영상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정보를 획득하고 있다. 최근 해시태그 기능이 극대화된 SNS는 사진을 콘텐츠 삼아 공유하는 인스타그램이라 할 수 있는데, 자신의 패션 스타일을 뽐내고 싶을 때, 맛집을 공유하고 싶을 때, 자신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고 싶을 때 마다 다양한 신조어로 해시태그를 생성한다. 심지어 해시태그는 네티즌의 놀이 수단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경쟁사 제품을 해시태그 걸면?

이와 같이 해시태그가 인터넷상의 특정 페이지로 유인하고 의견을 형성하며, 네티즌의 공유 커뮤니티 형성 등의 기능을 가지다 보니, 광고 목적의 해시태그나 사진도 난무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해시태그의 특정 단어나 사진 등의 콘텐츠와 연관된 상표권 침해 이슈가 논의될 수밖에 없다.


상표권 침해는 등록 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표를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으로 사용할 때 성립한다. 즉, 강학적으로는 상표적 사용이라고 하는데 상표의 본질적인 기능인 상품이나 서비스업의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상표 사용여부가 상표권 침해 성립의 핵심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의 판매자가 경쟁사 제품을 해시태그로 걸면서 경쟁사 제품을 검색할 때 자사 제품도 함께 검색되도록 해 소비자를 유인하는 경우 이는 상표 사용행위의 양태인 광고 행위라 할 것이다. 여기서 경쟁사 제품의 상표를 해시태그로 걸어놓은 행위 자체가 상표권 침해인지 문제가 된다.


경쟁사 제품의 상표를 해시태그로 걸어서 일반 소비자를 유인한 사실은 있지만, 일반 소비자는 경쟁사 제품과 명확히 구별할수 있고, 경쟁사 제품을 비교광고하고 있구나 정도로 인식할 것이 분명하며, 일반 소비자가 경쟁사 제품과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자기네 제품 출처로 경쟁사 상표를 사용한 것이 아니므로 상표권 침해가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물론, 경쟁사 제품이 상당히 유명한 상표이고, 해시태그가 유인하는 페이지에서 상표를 사용한 행위에 따라 일반 소비자로 하여금 오인, 혼동을 야기한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법에서 부정경쟁행위로 정의하는 영업주체 혼동행위에 해당되며, 해시태그 사용 형태가 계속 진화해 상표적 사용 형태로 나오게 되면 당연히 상표권 침해다.


인지도 높은 상표 해시태그하면 영업주체 혼동행위

최근에 성매매 등의 불법 영업행위를 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여성의 사진을 광고 이미지로 올리면서 #야놀자 #호텔나우 등을 해시태그로 걸어놓은 사례가 있었다. 이 경우 불법 영업 행위가 형사적 처벌 대상임은 논외로 하고, 일반 소비자라면 당연히 야놀자에서 이러한 불법 영업행위를 하지 않을 것으로 인식, 즉 야놀자의 서비스 영업 출처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야놀자’ 상표권의 침해로 단정해 판단할 수 없었다.


이 경우에도 역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야놀자’ 영업 표지의 신용을 훼손하고 나아가서는 그 표시 자체로 소비자의 오인, 혼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부정경쟁방지법 상의 영업주체 혼동행위에는 해당한다. 그러나 SNS, 인터넷의 특성상 불법 행위를 자행하는 해당업체의 확인 및 특정이 매우 어렵고 권리 행사 시에 잠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실효적인 권리행사를 할 수가 없다.


결국 조심스럽지만 SNS 기업 스스로 또는 법률· 정책적 제한을 검토할 시기가 온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인스타그램의 움직임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으며, 다행히 해시태그 자체를 제한한 것은 아니지만, 인스타그램에 ‘광고표시기능’이 생겼다고 한다. 기업 협찬 사진이나 영상을 게시할 경우에는 ‘광고 콘텐츠’라는 표시가 나오는 기능을 도입하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 등에는 협찬을 해준 기업의 이름을 넣어 ‘해당기업과 함께 합니다(Paid partnership with)’라는 문구가 게시자 아래에 표시되어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게시된 사진의 광고 여부를 더 쉽게 구분할 수 있게 됐다.


해시태그 기능이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어 진화하는 경우에 여러 부작용이 예상되는 바이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이 스스로 자정 수단을 강구할 시점이라고 보며, 법률적, 정책적 제한에 대해서도 공론을 형성하고 머리를 모을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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