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경영⑤] 숙박업의 운명을 바꾼 시스템 연동의 시대
노동력과 비용 관리에 변화를 가져온 시스템 연동
- 2018.10.17
- 에디터 : 유경동 루밍허브 대표이사
시스템은 비단 숙박업뿐만 아니라 어떤 산업에서도 예의 주시해야 할 중요 요소가 됐다. 역할이 다른 각각의 시스템을 익히고 이용하는 것 만으로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이에 더불어 시스템과 시스템의 연동이 가져올 상황을 파악하고 어떤 방식으로 숙박업에 접목해 시설을 운영할 지를 결정하는 일이 경영자로서 필수로 갖춰야 할 능력이 돼가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미래학자와 경제학자가 앞다퉈 들고나온 초연결사회(Hyper Connected Society)는 인터넷의 발전과 그에 따른 소비자 행동양식 변화에 의해 충분히 예견된 미래였다. 그리고 그 미래는 이미 현실이 됐다. 우리는 시스템으로 복잡하게 연동된 세상의 한가운데서 살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숙박업도 예외일 수는 없다.
초연결사회라는 거창한 단어를 차치하더라도 시스템과 시스템의 연동은 숙박업 경영에 있어 많은 운영방식의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시스템 연동의 이해와 활용이 숙박업 운영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됐음을 매일 현장에서 실감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환경변화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이미 우리의 고객, 투숙객이 초연결사회의 소비자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시장과 소비자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투숙객의 숙박업 이용 형태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변화를 보여왔다.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예약 채널인 OTA(Online Travel Agency) 등을 통해 바로 그 자리에서 객실 선택과 예약, 결제까지 이뤄진다. 고객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에서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러한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분주히 환경을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 숙박시설 판매채널에 업소를 등록하고 시설 안내 자료와 판매가능 객실 수, 고객이 만족할 만한 가격 등을 업데이트하는 작업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이 기본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숙박시설은 이미 알게 모르게 판매채널과 고객의 스마트폰 사이에 형성된 초연결사회의 구성요소로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는 변화한 시장에 대응하고 경영실적을 높이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게 됐다. 그 노력의 일환이 숙박시설 운영 시스템과 외부 판매 환경과의 연동이다.
제1세대에서 제3세대 연동으로의 발전
숙박업소 운영에 점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다양한 OTA 관리를 위해 숙박업소가 필수적으로 채널 매니저를 도입하게 됐다는 설명은 이전에 기술한 바 있다.이 채널 매니저의 구조 역시 연동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아고다(Agoda), 익스피디아(Expedia), 부킹닷컴(Booking.com) 등의 거대 숙박시설 판매채널뿐만 아니라 새롭게 등장한 호텔스컴바인(Hotels Combine)과 같은 메타서치 채널은 각국의 유수한 채널 매니저와 서로 연동돼 있다.
이 연동을 통해 숙박시설은 각자가 선택한 하나의 채널 매니저 시스템을 통해 간단한 일괄 작업만으로 수십 개의 OTA에 판매 객실 수와 가격을 공급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순식간에 예약을 하는 지금의 소비자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0여 년 전부터 전 세계의 숙박시설이 일반화시킨 이러한 형태의 OTA와 채널 매니저의 연동을 제1세대 연동이라 칭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친 숙박시설은 스스로 다음 단계의 시스템 연동을 요구했다. 그것이 바로 제2세대 연동, 채널 매니저와 호텔 운영체계 PMS(Property Management System)의 연동이다. 각종 OTA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예약을 자사 호텔 PMS에 입력하는 일에 많은 직원이 투입되는 것을 지켜본 경영자는 채널 매니저와 PMS를 연동시킴으로써 예약 입력 작업에 투입된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줄일 방안을 찾아냈다.
이러한 연동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예약을 담당하던 상당 수의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은 불편한 진실이기도 하다. 채널 매니저와 PMS의 연동은 노동력의 감축을 가져왔을뿐만 아니라 숙박시설 운영의 연동 효과에 대한 상당한 자각을 불러 일으켰다. 주변 국가에 비해 낮은 비율이긴 하지만 한국의 경우 채널 매니저를 도입한 약 60%의 호텔이 채널 매니저와 PMS를 연동해 노동력의 낭비를 막고 고객과 시장의 분석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기반을 만들게 됐다.
연동의 효과를 충분히 학습한 영리한 경영자들은최근 또 다른 연동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채널 매니저와 숙박시설 홈페이지 간의 연동이다. OTA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줄이거나 자기 브랜드의 충성도 높은 고객을 관리하기 위해 숙박업소는 다이렉트 부킹(Direct Booking)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OTA를 통한 고객 확보 이외에도 홈페이지에 자체적인 예약 시스템을 갖춰 고객을 직접 유입시키려는 세계적인 흐름에 따른 현상이다.
이로 인해 숙박업체에게 마치 하나의 OTA를 관리하는 것처럼 홈페이지에 구현된 예약 시스템에 판매 가능 객실과 요금 관리라는 수고가 부과됐다. 이 문제를 홈페이지의 예약 시스템을 채널 매니저에 연동해 OTA와 함께 일괄 관리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노동력 효율화와 비용 절감 효과를 끌어내고 있다.현재의 이 같은 채널 매니저와 다이렉트 부킹 시스템의 연동을 제3세대 연동이라 칭할 수 있다.
앞으로 숙박시설의 운영은 내부 운영 시스템과 다양한 외부 채널과의 연동을 통해 경영 개선뿐만 아니라 고객 서비스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진화될 것이 확실하다. 이제는 숙박시설 운영이 청결과 친절한 서비스 같은 기본적인 사항 이외에도 효과적인 시스템 연동으로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함을 인식해야 한다.
숙박업 운영에 있어 시스템의 연동설계와 활용은 경영 전략의 기초가 됐다. 고객과 환경의 변화에 시스템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연동의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 숙박업 경영자가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늘어났고 그것이 바로 ‘연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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