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중소형 호텔, 숙박에서 공간으로 ②] 커뮤니티의 중심에 선 호텔

사무실에서 카페, 양봉 체험까지 상상을 뛰어넘다

호텔 샤니 빈의 로비인 '당신의 공간' (자료: 호텔 샤니 빈)


호텔 로비와 공용공간이 변화하고 있다. 이전까지의 호텔 로비와 리셉션은 스쳐 지나가는 공간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호텔은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지역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서 모습을 바꿔 나가는 중이다.


뉴욕에 있는 퍼블릭 호텔(PUBLIC Hotel)은 호텔 곳곳을 공용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루프톱 쇼파에 앉아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고, 로비 바에서 커피를 마실 수도 있다. 객실 수는 많지 않지만 바는 세 군데나 되고, 두 가지 스타일의 레스토랑이있다. 퍼블릭 호텔처럼 최근의 호텔들은 객실의 평균 크기는 줄이고 공용 공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힐튼의 연구 자료에서도 투숙객 중 대부분이 타인과의 상호작용이라는 목적이 아니더라도 공용 공간에 머물기를 원했다.


지식 교류와 만남의 장이 된 호텔

오스트리아에 위치한 호텔 샤니 빈(Hotel Schani Wien)은 호텔 공간 일부를 일을 하거나, 쉬거나, 혹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교류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호텔 곳곳에서 지역 주민과 투숙객이 어울려 라이프 스타일이나 트렌드에 대해 논한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란 의미에서 호텔 로비의 이름은 ‘당신의 공간(Your Space)’이다. 화가와 작가 등 지역의 예술인과 로비에 앉아 비엔나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호텔 샤니빈은 150년 전 비엔나 카페처럼 지식인과 이웃 주민, 가족, 혹은 친구끼리 모여 앉아 커피 한 잔과 함께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이 오가는 공간을 추구한다.


이 호텔에서 특히나 주목할 만 한 공간은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s)다. 업무를 볼 수 있는 여러 개의 책상과 의자, 프린터기 등이 마련된 곳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일을 하는 공유 오피스다. 이용 기간도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데 1일 이용, 월 단위 이용 등이 있다. 자리의 종류도 다양하다. 노트북을 들고 매 방문 시마다 자리를 옮길 수 있고 책상 하나를 지정해 사용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그룹 회의 공간, 무료 와이파이와 음료, 사물함, 프린터기 등의 부가 시설도 갖춰졌다.


핸드픽트 호텔의 로비(자료: 핸드픽트 호텔)


지역에 자연스레 스며들다

핸드픽트 호텔은 오래된 주거지역인 서울 상도동에 위치해 있다. 이런 곳에 화려한 건물이 들어서는 것은 자칫 흉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핸드픽트 호텔은 ‘상도 카모플라주’라는 프로젝트를 벌였다. 동네의 다른 주거용 건물과 어울리도록 벽돌과 콘크리트 등의 소재를 주재료로 하고, 전면 유리를 지양해 층고가 낮아 보이는 효과를 줬다.


또한 핸드픽트 호텔은 건물 외벽을 과감히 캔버스로 활용했다. 투숙객과 동네를 오가는 주민들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외벽 노출 콘크리트를 도화지 삼아 거대 벽화를 그려냈다. 건물을 장식한 용과 호랑이, 인류를 나타내는 세 작품은 평화와 자유, 사랑을 뜻한다. 이 외에도 호텔 옥상에서는 지역 환경개선에 도움이 되고자 양봉을 하고 있다. 일년에 두 번, 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꿀 채취 행사를 진행하며 지역사회와의 교류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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