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게 제일 좋아, 키덜트족

생각을 전환하면 마케팅 방법이 보인다


힐튼 파나마의 바비룸(자료: 힐튼)


키덜트(Kidult)는 아이를 뜻하는 키즈(Kids)와 성인을 뜻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성인이 된 나이에도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어린이들이 좋아할 법한 놀이기구를 즐기는 사람 혹은 취향을 말한다. 키덜트족은 어렸을 적 부모님에게 사 달라고 졸랐던 장난감을 성인이 되어 월급으로 마음껏 사며 즐거움을 누린다.


키덜트족이 증가하는 이유는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고자 하는 현대인의 심리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이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단순히 귀엽고 아기자기한 것에 마음이 끌리기 마련이다. 과거에는 ‘유치하다’는 이유로 밖으로 드러내지 못했던 이들의 취향은 하나의 문화와 트렌드로 인정받으면서 대놓고 소비할 수 있는, 상품으로의 가치를 지니게 됐다.


슬라임, 이른바 액체괴물은 아이보다 성인 사이에서 먼저 유행했다. 젤리나 밀가루 반죽과도 유사한 물질에 각종 구슬과 반짝이 가루 등을 넣어 주무르는 놀이는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떠오르며 SNS를 휩쓸었다. 이 밖에도 패스트푸드점에서 어린이 메뉴를 시키면 증정하는 미니어처 등의 장난감을 모으기 위해 매장 오픈 시간에 맞춰 줄을 서며 햄버거를 다량으로 사가는 어른들의 모습은 이제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롯데호텔월드의 카카오프렌즈 포토존 (자료: 롯데호텔월드)


특급호텔, 캐릭터룸으로 키덜트족을 사로잡다

키덜트가 성인층을 공략하는 새로운 마케팅 방법으로 떠오르면서 특급호텔들도 캐릭터 제작사와 협업한 캐릭터룸을 앞세워 키덜트족 공략에 나섰다. 롯데호텔월드는 2030세대를 겨냥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룸’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으로 꾸며진 객실 1박에 인형과 스티커 세트도 제공한다.


또한 1층과 2층 로비에는 각각 캐릭터 갤러리와 포토존이 마련돼 있으며 객실 문에도 캐릭터의 얼굴을 넣어 꾸몄다. 객실 내에서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자수가 새겨진 가운과 슬리퍼 등의 어메니티가 준비돼 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룸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동계 시즌 동안만 운영하는 한정상품이다.


글로벌 기업 힐튼(Hilton)도 완구 제조사 마텔(Mattel)과 손을 잡고 캐릭터룸을 판매한 적이 있다. 파나마 시티에 위치한 힐튼 파나마(Hilton Panama)는 객실 인테리어부터 영화, 게임과 같은 객실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레스토랑 메뉴와 수영장 등의 부대시설까지 모두 바비인형을 콘셉트로 꾸몄다. 처음 목적은 유아를 동반한 가족 투숙객을 위한 상품이었으나 판매를 시작하고나니 성인 여성에게 더욱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룸 이외에도 다양한 마케팅 방법이 있어

중소형 숙박업소에 있어 키덜트족을 위해 객실 인테리어를 새로 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캐릭터룸이 아니더라도 투숙 고객에게 캐릭터 파우치, 인형, 놀잇감과 묶은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찾아보자. 또 부루마블, 모노폴리와 같은 추억의 보드게임을 제공하거나 간식, 만화책을 대여하는 등 키덜트족의 눈높이에 맞춘 마케팅 방안은 무궁무진하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캐릭터 상품은 식기부터 문구, 욕실용품, 식품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방대하다. 이 상품들을 업소에 맞게 잘 이용하기만 해도 훌륭한 키덜트족 공략 마케팅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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