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여행 간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1인 여행객 맞춤 상품 필요



2018년,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에 이어 혼캉스(혼자 즐기는 바캉스)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욜로(YOLO)로 표현되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소비 성향의 확산과 더불어 9월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가 직장인의 여행을 부추겼다. 퇴근 후 바로 여행을 떠나는 나홀로 여행족이 증가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7 국민여행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동반자 없이 혼자 국내 여행을 한 내국인 비율은 34.5%로 국내 여행객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혼자 하는 여행, 이른바 ‘혼행’의 유행은 최근의 현상이 아니다. 여름 휴가철부터 대형 호텔에서 1인 여행객을 겨냥한 상품들을 내놓았으며, 추석 때도 친지들의 방문을 피하기 위한 싱글의 피신처로 호텔이 호황을 누렸다.


통계청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나홀로족을 타깃으로 한 숙박 및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계속 될 것이다.


특급호텔의 다양한 혼행족 패키지 구성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은 ‘쉼심(休心)한 가을나기’ 패키지를 선보였다. 그 중 혼행족을 위한 ‘혼자 쉼(休)’ 패키지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다. 편하게 쉼은 고객에게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담은 꿀잠 안내서부터 아로마 오일과 입욕제로 구성된 키트를 제공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만의 휴식을 누리도록 돕는다.


놀면서 쉼에는 다음에 함께 투숙하고 싶은 지인이나 자신에게 편지를 쓸 수 있도록 하비 박스가 제공된다. 스티커와 색연필, 수채화 캘리그래피 엽서로 나만을 위한 엽서를 만들며 객실 내에서 취미를 즐길 수 있다. 먹으면서 쉼으로는 수제맥주 아크(ARK)의 ‘라스트 나잇’과 ‘선데이 모닝’을 제공해 맥주로 저녁부터 아침까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더불어 체크아웃을 2시까지 연장하는 혜택도 있다. 디럭스 프리미엄 타입 고객은 추가로 사우나 이용권과 미국식 조식 이용권을 제공 받는다.


롯데호텔 부산은 나만을 위한 휴식을 주제로 한 ‘온리포미(Only for me)’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디럭스룸 1박 투숙과 웰컴 커티시 과일 3종, 조식 룸서비스, 커피교환권 1매를 제공한다.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풀만은 혼행 고객이 취미를 즐기며 자신만의 시간을 갖도록 하비풀 이용권을 증정하는 ‘주인공은 나야 나’ 패키지를 내놓았다. 해당 상품 투숙객은 취미 DIY 키트와 온라인 강의로 구성된 하비풀 클래스 1회 이용권을 제공받는다.


휴식과 체험에 초점을 둔 1인 상품 개발 필요

중소형 숙박업소에서는 대부분 가격을 할인하는 방식으로 1인 투숙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제주 베니키아 더 제주의 경우 1인 숙박 시 스탠다드 룸 기준 35% 할인된 가격에 투숙이 가능하다. 비즈니스 목적으로 방문한 1인 투숙객에게는 스타일러가 구비된 객실이나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소형 숙박업소도 있다.


단순 가격 할인을 넘어, 중소형 숙박업소에서도 특급호텔의 사례와 같은 나홀로 여행객을 위한 특별 패키지 구성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 아고다(Agoda)가 실시한 나홀로 여행 트렌드 설문조사(Solo Travel Trend 2018)에 따르면 여행객 중 61%가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이유로 휴식과 긴장을 풀기 위해서라고 응답했다.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함(52%)과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45%)가 그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듯 배스밤(Bath Bomb)이나 허브티 같은 힐링 어메니티를 제공하거나 요가매트 대여 등 휴식을 주제로 한 상품 구성이 효과적일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위해 영화 관람권이나 액티비티 체험권을 증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한편, 나 홀로 여행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위치기반 서비스 플랫폼도 등장했다. 혼자 여행을 하다보면 숙박비나 여행지에서 혼자 식사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스냅투어는 SNS를 기반으로 한 여행공유 애플리케이션이다. 자신의 여행 취향과 일정을 다른 혼행족과 공유하며 여행 스타일이 같은 사람끼리 만나 일부 일정을 동행하도록 돕는다. 자신의 여행 계획을 공유해 여행 친구를 구할 수도 있고, 다른 사용자의 여행 제안에 참여할 수도 있다. 목적지와 일정뿐만 아니라 취미와 취향을 공개하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찾아 여행의 일부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미토리 형식의 게스트 하우스도 여행지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혼행족이 선호하는 숙박업소다. 다른 숙박업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혼자 투숙하기에 부담이 없고, 공용 주방 등을 함께 사용하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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