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호텔업계, 가족에 주목하다
관광시장이 성장하려면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 2019.06.14
- 에디터 : 김영학
3대가 여유 있게 보낼 수 있는 리조나레 아타미의 테라스 거실 스위트 (자료: 호시노 리조트)
일본은 인구감소와 초고령화로 인해 가족관계가 해체되거나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노인층을 대상으로 가족을 대신해 공공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몇 년 전부터 가족관계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일본의 숙박업계도 나름의 고민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105년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호시노 리조트의 브랜드인 리조나레 아타미와 카이 이토는 3대(조부모, 부모, 자녀)가 함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3대를 위한 오붓한 여행’ 상품을 들고 나왔다.
미쓰비시 종합연구소는 2025년이 되면 일본 인구의 3분의 1이 고령자가 되고 3대와 연관된 소비 규모만 약 41조 원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소비 규모 중 여행이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호시노 리조트는 41조 원 중 20%인 8조 2,000여억 원에 달하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3대가 한 방에 숙식하며 함께 다양한 경험을 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추억을 가질 수 있도록 ‘3대를 위한 오붓한 여행’을 기획했다.
이 기획에 따라 3대가 함께 머물 수 있는 넓은 객실을 보유한 호텔인 리조나레 아타미와 료칸인 카이 이토에서 해당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여행상품은 고객에게 3가지를 제공하고 있다.
첫째, 한 가족이 함께 숙박할 수 있는 넓고 쾌적한 객실 제공이다. 낮에는 느긋한 생활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과 즐거움을 만끽하고 밤에는 2개로 나뉘어진 침실에서 개인 생활을 보낼 수 있다.
둘째, 가족 간 대화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이다. 호시노 리조트는 가족이 추억을 더듬으며 진행하는 보드게임인 ‘생각났다, 주사위’를 해당 여행상품을 예약한 고객에 한정해 제공한다. 이 주사위 게임은 사계절의 추억을 더듬어가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참가자는 주사위를 던져 나온 숫자만큼 말을 움직여 이동한 칸에 적혀 있는 설날, 입학식, 운동회 등과 같은 이벤트와 연관된 추억을 이야기하도록 했다. 호시노 리조트는 게임에 각자의 에피소드를 공유해 가족의 새로운 일면을 발견하고 여행에서의 대화를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냈다.
셋째, 체류 중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한다. 통상 3대가 여행을 할 때는 대규모의 가족 구성원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연령대도 다양해 모두를 만족시키는 여행 장소를 찾기도 어렵다. 그래서 호시노 리조트는 호텔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과 객실에서의 생활에 충실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리조날레 아타미의 경우 숲속 공중 산책, 솔라노 비치 커피 강좌,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기는 실내 클라이밍 등을 제공하고 있다. 카이 이토에서는 동백기름 만들기 체험, 자연수를 이용한 수영장 등을 제공한다.
3대가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카이 이토의 객실 (자료: 호시노 리조트)
리조나레 아타미, 체험을 위한 호텔
시즈오카현 아타미시에 위치한 리조나레 아타미는 투숙객의 체험을 중시하는 호텔이다. 또 전실 오션 뷰의 절경이 매력적인 호텔로도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19년 4월에 개장한 객실인 ‘테라스 거실 스위트’는 3대가 각각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넓다. 또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온천은 물론, 트리 하우스, 숲속 공중 산책 등 호텔을 벗어나지 않고도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테라스 거실 스위트는 낮에는 야외 테라스에서 시즈오카 차를 즐기는 티타임 상품, 밤에는 아타미 해상 불꽃놀이 대회를 모티브로 한 일본 다이닝 레스토랑인 ‘불꽃’에서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연령층이 모이는 만큼 식사도 불꽃과 뷔페인 ‘스튜디오 뷔페 우물우물’ 중 선택할 수 있다. 불꽃은 소라, 도미 등 어패류를 중심으로 제철 음식을 제공하는 일본식 가이세키 레스토랑이다.
우물우물은 산과 바다의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를 제공하는 뷔페로, 내부에는 어린이 주방인 ‘키즈 스튜디오’가 있어 아이가 요리사 옷으로 갈아입고 디저트 만들기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리조나레 아타미의 300년이 넘은 나무 위에 지어진 공중 산책로와 트리하우스에서는 ‘숲속 공중 산책’과 파티도 즐길 수 있다. (자료: 호시노 리조트)
카이 이토, 투숙객의 피부를 위한 료칸
시즈오카현 이토시에 위치한 호시노 리조트 카이 이토는 리모델링을 마치고 2018년 12월에 오픈했다. 이토 지역의 온천은 피부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남녀노소 불문하고 관광객이 즐겨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카이 이토는 ‘3대를 위한 오붓한 여행’을 위해 8명 정원의 일본식 객실을 제공한다. 이 공간에서 ‘생각났다, 주사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리조나레 아타미와는 달리 카이 이토의 주사위는 거대하다. 카이 이토는 온천이 풍부해 대욕탕, 객실 원천(源泉) 수영장, 족탕 등 다양한 형태의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카이 이토는 지역의 특색을 활용한 체험 이벤트인 동백기름 만들기는 인근 이즈오시마 섬에서 자생하고 있는 약 300만 그루의 동백나무에서 얻은 동백 씨앗을 이용한다. 동백기름은 머릿결 보호, 피부 보습에 효과적이어서 목욕 후 보습제로도 많이 활용된다. 카이 이토에는 3대가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어른과 초등학생 이상의 어린이는 해산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이세키 요리를, 6세 이하의 어린이는 ‘어린이 일식 선’을 즐길 수 있다.
호시노야, 리조나레, 카이, OMO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호시노 리조트의 요시하루 호시노 대표는 앞으로 여행 시장이 성장하려면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보았다. 2019년 4월 16일 새로운 이니셔티브 발표회에서 호시노 대표는 “두 세대의 여행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여행을 좀더 쉽게 떠날 수 있는 환경 만들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각종 새로운 노력을 통해 참여 고객을 늘리고 브랜드 선호도를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조나레 아타미와는 달리 카이 이토는 ‘생각났다, 주사위’ 게임 도구로 대형 주사위를 제공한다. (자료: 호시노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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