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최첨단 호텔 ‘Flyzoo’ 오픈 임박

인공지능, 안면인식,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을 담다

알리바바 그룹과 플라이주(Flyzoo) 호텔이 위치한 항저우시는 최첨단 스마트 시티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올해 알리바바가 던진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호텔업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것이다. 9월에 발표한 호텔업 서비스용 로봇부터 최근에 공개된 비밀 프로젝트인 ‘미래 호텔’까지. 알리바바는 이제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호텔시장을 공략할 준비를 거의 끝낸 상태다.


플랫폼부터 로봇 개발까지

알리바바 그룹(Alibaba Group, 이하 알리바바)이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토대로 호텔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은 이미 2015년부터 흘러나왔다. 알리바바의 계열사 플리기(Fliggy)는 2015년 3월 ‘미래의 호텔’ 전략을 발표하면서 알리바바가 2014년 9월 호텔 정보 관리 시스템 소프트웨어, 시스템 통합 및 기술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베이징의 시지 정보기술(Shiji Information Technology)의 지분 15%를 인수했고, 이 시지 정보기술은 중국 내 5성급 호텔에 정보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클라우드 컴퓨팅 자회사인 알리윈(Aliyun)은 시지 정보기술과 기타 솔루션 업체와 함께 호텔용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임을 발표했다.


당시만해도 많은 이들이 알리바바의 전략은 호텔산업 내에서의 플랫폼 사업 진출 정도로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발표한 전략의 주 내용은 알리트립을 통해 고객이 예금을 지불하지 않고 호텔 객실을 예약하거나 체크아웃할 수 있는 서비스인 ‘Post Post Pay’가 주인공이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2018년 9월, 알리바바 인공지능 랩(Alibaba AI Labs)은 호텔업용 서비스 로봇을 발표했다. 이 로봇은 음성인식이 가능하고 터치 및 제스처를 통해 로봇과 통신할 수 있는 동작인식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 로봇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호텔용품이나 음식, 음료, 세탁물 등을 객실까지 가져다 준다.


스페이스 에그(Space Egg)라 불리는 이 로봇은 호텔 지도를 내장하고 있으며 카메라와 레이저 센서 등을 탑재해 자율주행도 가능하다. 특히 얼굴 인식기능과 엘리베이터 탑승 기능으로 어느 층이든 고객에게 정확히 필요한 물건을 배달해줄 수 있다.



알리바바가 9월에 발표한 호텔업용 서비스 로봇 스페이스 에그 (자료: 알리바바)


준비 마친 알리바바, 테스트에 들어가다

플랫폼과 로봇이 갖춰졌다. 그리고 자체 인공지능 기술도 이미 확보된 상태다. 로봇을 발표한 지한달 만에 중국에서는 알리바바가 비밀리에 2년간 준비해 온 ‘미래 호텔(Future Hotel)’ 프로젝트의 테스트가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플라이주(Flyzoo)라 불리는 이 호텔은 항저우시 시시공원 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호텔과는 다른 첨단 기술이 집약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애플리케이션에 등록한 후 직접 방을 선택할 수 있고 심지어 침대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9월에 발표했던 스페이스 에그 로봇이 호텔 로비와 복도를 돌아다니며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해 머무를 손님을 감지, 고객 접수부터 안내까지 도맡게 된다. 고객이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하면 엘리베이터는 고객의 신원을 확인한 후 고객을 탑승시켜 자동으로 예약한 객실이 위치한 층까지 이동하게 된다.


객실 문에도 첨단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 고객이 객실 문 앞에 도착하면, 인식장치가 작동해 신원을 파악하고 입실여부를 확인한 후 문을 열어준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예약 과정을 제외하고 로비부터 입실까지 사람에 의지할 필요 없이, 심지어 키나 스마트폰도 필요 없이 모든 절차가 완료된다.


알리바바의 미래 호텔 플라이주에서 테스트되고 있는 스페이스 에그의 작동 가상 시뮬레이션 모습 (자료: 알리바바 인공지능 랩 영상 캡처)


고객이 객실에 들어서는 순간 자동으로 환영 모드가 작동되고 TV 역시 자동으로 켜진다. 에어컨, 조명, 커튼을 비롯해 객실 내 모든 장비는 고객의 인위적인 작동 없이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비서인 티몰 지니(Tmall Genie)에 명령만 내리면 된다. 식사할 때도 마찬가지로 티몰 지니에 음식을 주문하면 스페이스 에그가 호텔 객실 문앞까지 직접 배달해준다.


플라이주는 건물 전체가 스마트 아이덴티티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서 설명한 엘리베이터와 객실뿐 아니라 레스토랑, 피트니스센터 등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모든 편의시설에는 안면 인식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별도의 등록과정 없이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하다.


체크아웃 과정도 단순하다. 앱을 실행하면 사용한 요금이 화면에 나오고 확인을 누르면 체크아웃 창으로 이동한다. 체크아웃하면 위치 정보 시스템이 룸메이드에게 해당 객실의 정보를 전송하게 된다. 그리고 체크아웃이 끝나면 하우스키핑이 시작된다.


호텔 구축 과정에서 플리기(Fliggy)는 호텔 체험 프로세스를 설계했고 첨단연구기관인 다모아카데미는 호텔 혁신 연구 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빅데이터 서비스에, 알리바바 인공지능 랩은 호텔용 서비스 로봇인 스페이스 에그의 설계에 참여했다.


글로벌 호텔 브랜드도 적극적인 신기술을 채택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전자상거래업체가 호텔 시스템부터 서비스에 이르는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 테스트에 나선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숙박업이 다양한 기술을 체험하고 테스트하며 인간에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 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분야로 자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본격적인 오픈을 앞두고 있는 ‘미래 호텔’을 통해 과연 알리바바가 ‘숙박업’이라는 전통적인 산업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는 첨단 기술을 이용할 고객으로부터 어떤 경험과 데이터, 그리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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