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경영⑦] 급속한 숙박 시스템의 변화, 차분한 도입대응이 필요

숙박업은 이제 시스템 산업의 영역



호텔을 포함한 다양한 숙박시설은 어느 산업보다 민감하게 시스템의 변화에 대응해야 할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환경의 변화는 시스템 업자의 이익을 위한 움직임이나 숙박산업의 자체 발전을 위한 노력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 소비자의 숙박업 구매행태의 변화에서 발생된 현상임을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 인지로부터 숙박산업에서의 성공적인 시설 운영기반이 마련된다.


고객은 각자의 손에 들린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여행지의 호텔을 선택하고 예약하며 결제한다. 그리고 그 손안에 들린 기기를 통해 묵었던 호텔을 평가하고 그 내용을 공유한다.


이러한 변화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일시적 유행의 상황이 아닌 환경 자체의 변화여서 이에 따른 대응이 반드시 필요한 시대가 됐다. 이러한 대응의 필요성은 숙박업 규모나 종류에 상관없이 직면한 현상이다.


게다가 앞으로의 고객변화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모바일 사용인구는 늘어날 것이고 기술적인 진보는 숨이 차오를 만큼 다양하고 급격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항공과 숙박산업은 상품을 다 팔지 못하면 그 자체가 바로 손해가 되는 재고불용 산업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 영업전략이 요구되고 그러자니 소비자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시스템의 출현과 시장변화

한국 역시 숙박산업과 관련된 시스템 산업이 발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호텔업계는 새로운 브랜드의 호텔 운영관리시스템(PMS: Property Management System)을 접하기 시작했고, 중소형 숙박 시설 역시 스타트업에서 개발한 숙박시설 운영시스템을 장착하며 운영업무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서비스 분야에서 아직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를 만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호텔산업에 비해 IT 개발 분야라는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한 호텔산업은 한국의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도전해 볼 만한 산업이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통 있는 일부 국내 개발사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숙박업 관련 시스템 개발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한국업체에서 만든 중소형 숙박시설 전용 시스템은 무료 보급의 단계에서 더 이상 다음 단계로 올라서지 못한 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수익사업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고통을 견뎌내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한국 호텔시장의 작은 규모에 원인이 있기도 하다.


세계의 많은 호텔 시스템 기업은 큰 세계 시장에서 몸집과 경험을 키워가며 성장하고 있고 미주, 유럽, 아시아권에서 치열하게 벌렸던 한바탕 싸움의 연장선상으로 한국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PMS의 대명사인 오라클(ORACLE)의 호텔 운영시스템 ‘Opera’의 한국진출은 이미 20년이 넘은 이야기가 됐고, 2012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채널매니저 TL린칸은 일본 내 4,200개 호텔이 사용하는 탄탄한 자국 내 경쟁력을 기반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동남아 시장에서 현저한 두각을 나타내는 채널매니저 사이트마인더(Siteminder)의 한국 진출도 눈여겨 봐야 할 상황이다. 이밖에 다수의 해외 기업이 이미 한국의 호텔을 대상으로 영업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는 것이 눈에 띄는 변화이기도 하다.


최근 호텔 시스템 산업의 가장 큰 변화는 단일품목에서 다품목 동일 브랜드로의 전환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 회사가 채널매니저, PMS, 예약엔진, 호텔 홈페이지 구축 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한 후 호텔에 각각의 시스템을 연동한 통합 솔루션을 서비스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함으로써 많은 호텔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그 밖에도 고객의 문의사항을 직원이 아닌 챗봇(Chatbot)이 축적된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처리하기 시작했으며 객실 안으로 급속히 침투하고 있는 각종 인공지능(AI) 서비스가 편의시설 이용과 제어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미국의 eRevMax는 최근 호텔이 이용하는 대부분의 시스템을 하나의 대시보드에 연동시켜 경영자와 담당자가 호텔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Live OS’라는 호텔 전용 솔루션을 개발해 한국시장에도 진출했다.


해외 시스템 기업의 한국 진출은 이제 본격화 단계에 진입한 것이 현실이 되고 있으며 이는 숙박산업에서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주목해야 할 상황이 됐다.


시스템 도입은 업무설계의 차분한 파악으로부터 대응해야 한다

시스템을 무작정 도입한다고 당장의 매출을 보장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를 무시하고 기존의 운영형태를 고집하는 것 또한 위험한 일이다. 현 단계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을 찾아내고 도입효과를 보려면 무엇보다 고객 서비스 향상에 필요한 숙박시설 내부의 업무설계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호텔의 규모와 지향하는 고객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해 배치된 인력이 불필요한 업무에 투입되지 않도록 지금의 업무를 체계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일에 시스템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 이때 시스템 도입의 비용과 도입 후 매출증진 효과, 인건비 감소 효과 등을 면밀히 계산해야 하는데 이는 현재 업무와 인력의 상관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 파악은 차분하고 신중해야 하나 시기를 놓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매출을 날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이처럼 현 시점의 숙박업 과제로 대두된 시스템 도입은 신중한 검토를 바탕으로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영업전략의 중요한 요소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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