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닝아웃(Meaning-out), 숙박업으로 실현
색깔 있는 마케팅을 시도해보자
- 2018.08.23
- 에디터 : 이지수
청송여인숙 내부 (자료: 청송여인숙)
작년 가장 뜨거웠던 키워드 ‘YOLO’를 기억하는가? 한번뿐인 인생을 내 마음대로 즐기자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의 기대가 잘 쉬고 잘 노는 것을 넘어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Meaning-out)까지 이른다. 소비자를 끌어들이려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숙박업계는 무엇으로 소비자들의 감성과 지성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으로의 변화가 자리잡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워라밸’, ‘소확행’이 2018년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됐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은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고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이다.
그 중에서 2018년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로 선정되기도 한 ‘미닝아웃(Meaning-out)’은 숙박업계가 기억해야 할 키워드다.
‘신념(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오다(Coming-Out)’의 합성어인 미닝아웃은 자신의 취향 또는 가치와 신념을 적극적으로 표출·소비한다는 의미다.쉽게 말해 어떤 음식을 먹고 옷을 입는지가 자신을 표현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숙박업계 역시 이런 소비 트렌드에서 예외일 수 없다.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해 색다른 마케팅을 시도한 사례가 있다.
깔끔하고 세련된 청송여인숙 내관 (자료: 청송여인숙)
자연, 전통, 느림의 미학을 소비하는 곳
여인숙이라고 하면 과거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기 전, 잠을 잘 곳이 없는 사람들이 저렴한 값을 지불하고 하룻밤 잠만 자고 갔던 낡고 허름한 숙박업소를 떠올리는 것이 통념이다. 겉모습은 일반 여인숙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깜짝 놀랄만한 내부시설로 발길을 사로잡는 곳이 있다.
청송여인숙은 경로당을 펜션으로 탈바꿈한 건물로, 강릉의 유명 카페 테라로사를 보고 영감을 받아 건축했다. 건물 내부는 고급스러움으로 반전을 줬다. 빔프로젝트 등의 소품도 섬세하게 구비했다. 정자 바위 위에 서 있는 여인숙에 갔는데, 고급 아파트에 머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반전이다. 매력적인 주변 경관, 또 세련되고 엔틱한 공간 연출까지 조화를 이뤄 여행객이 ‘나만의 공간’ 속에서 숙박뿐 아니라 여가 활동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휴식은 예술처럼 스타일리시하게, 하슬라뮤지엄호텔 (자료: 하슬라뮤지엄호텔)
예술과 자연의 가치를 소비하게 하는 하슬라뮤지엄호텔
하슬라뮤지엄호텔은 예술가 겸 조각가인 최옥영이 각 방마다 가구 인테리어를 직접 조각하고 디자인한 하나의 예술작품이면서 휴식 공간이다. 총 2개의 동으로 설계된 하슬라뮤지엄호텔은 동해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비지동, 액자를 통해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솔거동으로 나뉘어져 있다.
또한 3만 3,000평의 야외조각공원과 현대미술관, 피노키오 박물관이 있는 하슬라미술관 등이 부대시설로 자리하고 있어 여행객은 바다자연과 예술을 두루 감상할 수 있고 다른 숙박시설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색다른 호캉스를 즐길 수 있다.
하슬라뮤지엄호텔 객실 내부 (자료: 하슬라뮤지엄호텔)
미닝아웃도 반려견과 함께
반려견 동반 투숙도 미닝아웃을 겨냥한 숙박업소의 마케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반려견 마케팅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미국 LA 외곽에 위치한 애견용 디즈니랜드로 불리는 캐니언 뷰 랜치 리조트(Canyon View Ranch Resort)는 테마별 애견용 놀이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또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샤토 푸치(Chateau Poochie) 호텔은 애견을 위한 건강센터, 스파, 특별 음식 서비스를 비롯해 반려동물 행동연구소까지 갖추고 있다. 여행객이 반려견과 함께 추억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서비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최근 반려견 투숙을 허용하거나 관련 편의시설을 세심하게 신경쓰는 숙박시설이 대폭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서울의 중심 강남에 위치한 호텔 카푸치노는 반려견 동반 객실을 운영하고 있는 호텔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행객이 여행을 떠날 때 통상 반려견은 외롭게 집을 지켜야만 했다. 이러한 안타까움을 해결하기 위해 호텔 카푸치노는 반려견 동반 객실을 마련해 견주와 반려견과의 유대감을 더욱 높이기 위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호텔 카푸치노는 반려견 동반 객실과 룸 서비스뿐 아니라, 반려견 전용 히노끼탕 및 유모차 대여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호텔 카푸치노 관계자는 “곧 반려견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 패키지와 같은 새로운 마케팅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심하게 배려하는 특별한 공간, 호텔 카푸치노 (자료: 호텔 카푸치노)
위 사례들에서 공통적인 것은 숙박업소가 특별한 ‘Something’을 내세워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는 점이다. 관광시장에서 점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숙박업소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이들은 단순히 잠을 자고 쉬다 가는 곳이 아닌 나의 일상을 바꿔 줄 숙박업소를 원한다.
최근 2030세대는 자신이 실현한 미닝아웃을 SNS의 해시태그를 통해 표출하고 있다. 즉 SNS는 미닝아웃의 만족도를 확인할 수 있는 척도인 것이다. 따라서 숙박업소는 고객이 자신의 업소를 SNS에 해시태그할 수 있을 정도의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
일상을 바꾸는 통로는 시설의 변화일 수도 있고, 차별화된 서비스일 수도 있다. 마케팅을 잘 하려면 가장 먼저 어떤 특징을 가진 고객을 끌어들일 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가족 단위의 고객을 공략하려면 어린이용 놀이 장소와 음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인테리어를 통해 아이들의 오감을 만족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소품이나 제품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미닝아웃을 실현하는 심리를 파고들 수도 있겠다. 업소 주변의 자원과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 호텔도 점차 트렌드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개인이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진 것처럼 숙박업소도 작은 것부터 색깔을 만들어 소비자의 감성 자극하고 감동을 선사한다면 미닝아웃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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