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공유숙박 3] 혁신에는 고통과 출혈이 따른다
문제해결 과정 없다면, 오히려 역효과
- 2018.07.12
- 에디터 : 김영학
공유민박업의 도입에 따른 가장 큰 기대효과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으로 관광산업이 세분화되고 플랫폼의 확대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다. 특히 일반 가정, 지역공동체, 동네 상권 등 경제적 혜택을 받는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대로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역시 등장하고 있다.
법이 새로 개정되거나 신설될 때 응당 겪어야 할 혼란은 있기 마련이다. 일본의 주택숙박사업법(민박신법)이 그랬다. 기존 사업자가 숙박업을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는 등 규제를 피하는모습이 민박법 시행 시작 전부터 나타났다. 일본 정부의 새로운 법에 더해 지자체가 그보다 까다로운 요구조건을 내걸면서 사실상 등록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에어비앤비에 등록됐던 일본 숙박업소 대다수가 이탈한 현상은 새로운 법이 얼마나 많은 과제를 남겼는지를 보여준다.
공유숙박은 필요한가?
공유민박업 시행에 따른 가장 큰 갈등은 기존의 숙박업소와의 이해관계다. 공유민박업이 시행될 경우 공급과잉으로 기존의 숙박업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업계의 의견이다. 또한 증가하는 숙소를 체계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정부 시스템 정비의 필요성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지금도 미등록 숙박업소의 불법영업이 성행하고 있어 정부에서도 골치를 앓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유민박업 시행보다 약 3만 개에 달하는 일반 숙박업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즉 관광산업 육성 차원에서 일반 숙박업을 어떻게 활용할 지를 고민하고 가치를 찾아 발전시키자는 것이다.
만만치 않은 부작용
법적, 제도적 개선책의 필요성 외에 사회적인 이슈도 문제로 등장한다. 공유숙박업은 허용지역에서 경제적 가치 창출, 도시공간의 활용 측면에서 지역사회의 경제적·사회적 이익이 창출된다는 점이핵심이다. 일례로 2012년에 발표한 에어비앤비의 자료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연간 5,600만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유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올 6월 4일에 공개한 수익배분 내역에서도 숙박비의 87%가 호스트에게 배분돼 주로 집 청소비, 생활비와 임대료, 대출금 상환 등에 사용됐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단기임대업 시행 후 2015년 주택가격 상승을 야기한다는 여론이 대두되면서 1년에 최대 75일만 임대업을 허용하는 규제안이 발의됐지만 주민투표에 의해 부결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단기임대업으로 인해 주택공급 부족 가속화, 세입자 퇴거율 증가, 이웃피해 야기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장이 지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일본은 쓰레기 배출과 소음 증가 등의 문제로 인한 지역주민과의 갈등 최소화, 실 주거 목적으로 활용되는 부동산의 감소가 이슈로 제기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속초의 한 아파트에서 숙박영업을 단속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된 바 있다.
일부 거주자가 아파트를 숙박공유 사이트에 민박으로 임대하면서 그로 인해 소음, 쓰레기 등의 불편을 겪고 있으며, 출입 시설 보안도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공유민박업에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이 제시된다면 향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는 관광숙박진흥법의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공유를 위한 플랫폼과의 협업, 호스트 대상의 제도 고지 및 등록번호 게시 의무 강화, 영업일수 규제 시스템, 호스트 및 온라인 등록시스템, 불법 숙박업소 규제 강화, 보안 및 관리감독 강화 등의 제도가 갖춰진다면 이러한 부작용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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