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공유숙박 2] 문화적∙사회적 특성 고려한 제도 필요

신뢰 기반의 전체적인 시스템 마련해야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케이프타운의 공유숙박 (자료: 에어비앤비)


관광산업의 확장으로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관광을 장려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 중 하나인 공유숙박은 에어비앤비를 시작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숙박시설 측면에서의 수요와 공급을 모두 충족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까다로운 법규에 공유숙박 신청 저조

6월 15일, 일본은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숙박시설 부족에 대응하고, 최근 급증한 공유숙박 수요로 민박의 공중위생관리, 지역주민과의 갈등 해소, 불법 민박에 대한 대응 등을 위해 주택숙박사업법(민박신법)을 본격 시행했다. 이 법은 민박업으로 등록한 숙소만 공유숙박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연간 영업일수를 180일로 제한했으며,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공유숙박업 가능 지역, 기간 등의 규제를 더욱 강할 수 있도록 했다. 


민박신법으로 등록 가능한 주택은 사람이 직접 살고 있는 집이나 별장, 전근으로 인해 잠시 비우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 살 집, 주말이나 휴일에 이용하는 세컨드 하우스, 상속을 받아 지금은 살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살 계획이 있는 집 등 실제 생활을 할 수 있는 집으로 제한되어 있다. 특히 신축 주택으로 기존에 사람이 산 적이 없는 새로운 집은 민박신법 상 민박이나 게스트하우스로 등록할 수 없다.


일본의 민박 유형은 집주인 거주형과 부재형으로 구분된다. 거주형은 호스트가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주택에 영업일에 실제 거주해야 하며, 집주인 부재형은 호스트가 실제 거주하지 않지만 등록된 관리자에게 위탁운영을 해야 한다. 관리업자는 개인이면 2년 이상의 부동산 거래 및 계약업무 실무자, 토지건물거래사, 관리업무주임자, 임대부동산경영관리사 등이 맡아야 하고, 법인은 임대부동산관리업, 토지건물거래업 등에 등록되어 있는 회사여야 한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숙박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에도 제약이 따르는데, 숙박을 중개하는 기업이 일정 가격을 갖추고 관광청에 등록된 업체여야 한다. 


민박신법 신청에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까지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일본 내 지자체에 영업신청하는 숙소가 3,728건(15일기준)에 불과하자 등록 숙소(약 6만 2,000건) 중에서 80%의 물량을 목록에서 삭제했다. 이들은 모두 민박업에 등록하지 않은 숙소로, 15일 숙박하는 예약한 건수도 지난 7일 일괄 취소됐으며, 19일 이후부터는 숙소 주인이 여행객 도착 10일 전까지 민박업 자격번호를 등록하지 않으면 자동해약되도록 조치했다. 한편 가짜 신고 번호를 기재해 물건을 올리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자 일본 에어비앤비 측은 상황에 나서는 한편, 일본 관광청도 모든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일본 현지 분위기는 관리 기준이 복잡해지면서 게스트하우스나 민박보다는 기존의 여관업 허가를 받고 운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쿄토 야치요의 료칸 (자료: 에어비앤비)


미국, 지역마다 다양한 공유숙박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는 2014년 임대 시점에 주인이 있으면 기간 제한을 두지 않고 얼마든지 공유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주인이 거주하고 있지 않으면 기간을 180일로 제한하고 있다. 필라델피아의 경우는 단기 임대와 관련한 법을 마련해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연간 90일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30일 미만의 단기임대를 금지해왔지만, 2014년 말 단기임대업을 허용하면서 거주자가 거주하는 주택을 30일 이내에 단기간 임대가 가능하도록 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단기임대업을 하려면 호스트가 주택에 60일 이상 연속으로 거주해야 하고, 해당 주택에 최소 275일을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을 해야 하고, 시 정부에서 단기임대업 허가번호를 발급받고 위생, 소방 관련 법 준수뿐 아니라, 임대일 기록 등의 분기별 보고서도 제출해야 한다. 


한편, 영국 런던은 거주용 주택이라면 세컨드 하우스 여부와 관계 없이 90일까지 어떤 허가절차 없이 공유숙박을 운영할 수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공유민박과 단기임대로 구분하고 있다. 공유민박의 경우 최대 60일까지 영업이 가능하고 최대 4명까지 동시 숙박이 가능하다. 하지만 반드시 호스트가 거주해야 하는 공간이어야 하고 수익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국가별, 도시별로 공유숙박 관련 제도가 다양한 것은 해당 지역의 특성과 함께 공유숙박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도 존재한다. 즉 숙박시설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인지, 관광 관점에서 접근하는 경우인지에 따라 제도가 바뀐다는 것이다. 한국은 다양한 이해관계가 부딪혀 아직 계류상태에 있지만, 국내의 사회문화적 상황에 맞는 규제, 정책 등의 기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당초 공유숙박 플랫폼이 여러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처럼 떠올랐지만,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불법이나 탈세 문제, 나아가 위생 및 안전 문제 등을 원천적으로 해결하기란 쉬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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