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과 멀티방 그리고 단속

모텔과 멀티방 그리고 단속

 

 

 

모텔 복합 놀이 문화 공간으로 호텔을 앞지르다

모텔이 복합 놀이 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모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최근에 모텔을 방문한 적이 있는가? 과거 어두침침하고 불륜의 공간으로 인식되던 모텔을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수많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관광과 레저를 비롯한 놀이 문화 유행은 급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포화 상태에 이른 모텔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

 

고객의 눈높이는 높아지고 호텔은 보수적이라 고객의 니즈를 따라가기엔 대중적이지 못했다. 여기에 모텔이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셈, 작지만 개성 있는 인테리어와 고급시설을 갖춘 부티끄 호텔이 호텔업계에 등장했다. 이름 하여 하룻밤의 잠자리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 서울 경기 수도권 및 대도시를 중심으로 테마를 가진 모텔이 하나 둘 생겨나더니 이제는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력의 원천으로 자리 잡게 됐다.

 

모텔 문화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는 데는 고객의 니즈가 큰 역할을 했다. 젊은 20·30세대는 인터넷으로 모텔 정보를 얻었고, 시설과 서비스를 비교하며 후기를 남겼다. 이는 곧 모텔 업주와 커뮤니케이션을 형성시켜 모텔 운영도 적극 반영하기에 이르렀고 최근에는 고객이 마음에 드는 모텔을 예약하는 등보다 적극적인 구매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모텔은 호텔보다 저렴한 숙박업소가 아닌 호텔보다 저렴한 숙박요금으로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신개념 멀티플렉스 숙박업소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고급 시설은 대형 PDP, 고사양 커플 PC, VOD 영화 시스템, 3D 빔 프로젝터, 월풀, 스팀사우나 등을 꼽을 수 있고, 유행하는 테마는 파티룸, 공주방, 노천탕, 무인텔, 복층룸, 수영장, 트윈베드, 당구대, 거울룸, 나이트룸, 노래방 등이 있다. 더불어 호텔에 버금가는 고객 서비스와 흥미를 유발하는 각종 프로모션 이벤트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모텔의 시설과 테마의 변화에 불을 지핀 것은 영화다. 과거 비디오테이프에서 DVD타이틀 그리고 2000년대 들어 모텔에도 인터넷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VOD 영화 시스템까지 이어졌다. VOD 영화 시스템만 해도 모텔에 자리잡기까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과거 비디오테이프와 DVD타이틀을 대여해주는 것은 불법이라 단속에 걸리기 일쑤였고, 인터넷으로 영화를 불법다운로드 하는 것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모텔도 단속 대상이 되었다.

 

그 바톤을 그대로 이어받은 테마가 모텔과 게임기 컨텐츠의 접목이다. 작년에 닌텐도사의 게임기 (Wii)’가 모텔 객실에 나타나면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대형 벽걸이 TV에 연결해 리모컨으로 조작하는 게임기 PC를 통한 단순 온라인 게임과 달리 골프, 야구, 요가 등 전신을 사용해 즐기는 게임기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서울 한 모텔 관계자는 젊은 층에 속하는 낮 고객의 절반이 게임기룸을 찾으며, 한정된 게임기룸을 이용하기 위해 예약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변종 유사 숙박업종 멀티방

90년대 노래방이 등장한 이후 고급화된 놀이 문화에 대한 소비가 많아지면서 비디오, DVD방이 유행했고, 최근에는 이들의 여러 을 결합한 멀티방이 주목받고 있다.

 

멀티방은 약 7~8( 2.5) 크기만한 방에서 커피나 음료를 마시며 노래, 게임,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신개념 놀이 공간이다. 보통 1인당 2시간 기준으로 8,000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이면 이용 가능하며, 이미 신촌, 홍대 등 대학가는 물론 종로, 신천 등 도심 번화가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청소년 출입이 가능한 멀티방은 가족이나 친구끼리 함께 모여 건전한 놀이 문화를 즐기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멀티방은 청소년들의 출입이 금지된 비디오방 내부에 닌텐도 위(Wii) 등 콘솔 게임기와 PC를 설치해 복합유통게임제공업으로 등록한 뒤 청소년들을 출입시키는 업종이며, 일부 불법 게임물과 비디오물이 다량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6년 처음 등장한 초기에는 비디오방을 관장할 수 있는 법률이 제정되지 않아 스튜디오 녹음실로 신고 후, 영업행위를 했으며 단속조항이 없는 관계로 룸 안에 샤워시설, 침대 등을 비치한 모텔형식의 멀티방이 등장한 것이다.

 

일부 멀티방의 운영 형태를 보면 다소 충격적이다. 주로 2인실 위주로 운영되며, 방안에는 소파나 소파베드, 침대 등이 있었다. 심지어 화장실과 욕실이 있는 곳도 많았다. 한편 각 방의 출입문이나 벽에 창문이 있지만 블라인드, 시트지, 커튼 등으로 가려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공간을 만들어 놓고 있다. 심지어 안에서 잠글 수 있는 도어락이 부착된 곳도 있었다. 폐쇄적인 구조 덕분에 청소년들의 흡연이나 주류 반입에도 별다른 제재를 가할 수 없다.

 

멀티방이 청소년의 탈선을 조장한다는 사회적 이슈가 일면서 관련법 개정이 시급한 가운데 최근 멀티방에서 한 단계 진화한 룸카페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룸카페는 일반 음식점으로 허가신고를 하고 멀티방의 기능에 추가로 조리된 음식까지 판매하며, 청소년들에게 은폐된 공간을 제공, 탈선을 부추기고 있다.

 

 

호텔업에 게임 컨텐츠 불똥.

국내에 출시된 닌텐도사의 는 모두 가정용 제품으로,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조항이 구매약관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멀티방이나 숙박업소 등에 설치하는 행위는 위법으로 볼 수 있다. 지난 2월 한국 닌텐도 한 관계자는모텔에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위법이며 법적인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국내에서 위법적인 멀티방(Wii)에 대한 단속 적발 사례가 있으며, 숙박업소도 위반 접수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1월 일본 효고 현의 한 호텔이 가정용 콘솔 닌텐도 Wii 등을 투숙객에게 무료로 제공한 것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이 수색을 시행했다. 이 호텔은 닌텐도 Wii 콘솔을 비롯하여마리오 카트등 총 4종류의 게임을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손님에게 대여 서비스를 해왔으며, 이번 수색으로 콘솔 기기와 게임 소프트를 압수당했다. 일본에서 일어난 일이 주목 받는 이유는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가정용 닌텐도 Wii의 무단 사용에 대한 첫번 째 수색/압수조치 사례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대구 지역의 한 모텔촌에 경찰이 들이닥쳤다. 모텔에서 게임기 제공 관련 사업을 등록하지 않고 유료로 투숙객에게 제공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모텔에서 가정용 게임기 사용에 대한 단속이 아니고 투숙객을 상대로 웃돈을 받고 게임기가 설치된 객실을 판매한 혐의를 적용했다.

 

단속에 적발된 모텔은 멀티방처럼 복합 유통 게임 제공업 신고를 하지 않고 객실에 게임기를 두고 장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모텔에서 이용료를 받고 닌텐도 게임기를 제공한 것은 불법이다.”이번 단속에 적발 된 모텔은 특정 객실에 닌텐도 게임기를 설치해 두고 멀티방처럼 이용료를 받았으며, 이 같은 사항은 문화관광부에서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게임기 관련 갑작스런 경찰의 단속에 대구 지역 한 모텔촌 일대는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익명의 한 제보자가 전한 경찰 단속의 이유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해당 경찰은 최근 멀티방과 룸카페 등이 불법 소프트웨어, 청소년 탈선 등의 장소로 이슈가 되자 닌텐도 게임기가 설치된 모텔도 시범적으로 단속을 벌이게 된 것이다. 멀티방과 룸카페의 폐쇄적인 불법 영업에 난데없이 모텔로 불똥이 튄 셈이다.

 

이어 단속에 적발된 해당 지역 모텔 관계자는 아마 경찰이 닌텐도 게임기가 설치된 모텔의 정보를 손쉽게 인터넷에서 찾았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는데, 실제로 모텔정보 사이트인 OO사의 홈페이지에는 버젓이 모텔 테마에 닌텐도 게임기가 등록되어 있었고, 그 외 지방에 지역 모텔을 소개해주는 소규모 사이트 다수도 모텔 객실에 비치된 닌텐도를 대표 비품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반면 야놀자닷컴은 지난해 7월부터 매거진 지면 기사를 통해 꾸준히 닌텐도 위법 사용 사실을 전국 업주에게 알리는 한편, 사이트 내 테마별 검색란에 닌텐도 게임룸항목을 과감히 삭제하고 전국 580여 광고 제휴점 관계자에게 이 같은 위법 사실이 노출되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알렸다.

 

문화관광부, 객실에 설치된 게임기는 정당화될 수 없다.

문화관광부 게임컨텐츠 부서의 담당자는 모텔 객실에 비치된 게임기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까?

한 담당자는 어떤 회사의 무슨 제품이라는 국한된 소재에서 벗어나 사행성 게임으로 변질할 수 있는 문제점을 비판했다.

 

아래는 문화관광부 게임컨텐츠 부서 담당자와의 통화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게임제공업소 등이 아닌 영업소의 게임 제작 대수 고시에 보면, 게임업을 하는 곳이 아닌 곳에서 게임 제공업을 하는 경우 일부 소규모는 허용하도록 되어 있다. , 모텔이라면 한 업소에 두대까지는 설치 가능하며, 휴양 콘도미니엄은 5대까지 설치가 가능하다. , 전체이용가와 비정품게임물만 해당된다고 한다. 이런 고시의 취지는 방문 고객 편의 제공을 위함인데, 객실 내에 설치가 되어 있다면 이런 취지에 속할 수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게임기를 방에 설치하는 것은 도박장의 개념이 짙다고 판단될 수 있으며, 말로는 닌텐도 게임이라고 하지만, 다른 사행성 게임이 충분히 설치될 수 있는 것 아닌가? 경찰이 단속에 나서면 빈 객실만 수사하지 손님이 투숙 중인 객실을 조사할 수는 없지 않은가? 즉 로비가 아닌 방에 설치하면 위험하다고 판단한다.

 

이와 관련 최근 수원지검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수백억여원대 수익을 올린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을 무더기로 적발한 가운데 용인, 수원 지역에서 모텔에서 불법 사설경마를 벌이는 불법이 성행해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한편, 이에 대해 닌텐도 코리아는 어떤 입장을 보일까? 본사와 고객센터에 여러 차례 전화 상담을 요청했지만, 담당 부서인 홍보팀에서는 어떤 연락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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