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을 위한 모텔, 룸카페 이대로 좋나?
- 2012.09.03
- 에디터 : 호텔업
고딩을 위한 모텔, 룸카페 이대로 좋나?
밥 그릇이 틀린데, 애꿎은 모텔만 들먹거리네
성인은 모텔에 가고, 청소년은 룸카페 간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인터넷에서 고딩들의 모텔로 유명한 일부 룸카페는 술병이 나돌고 속옷에 사용한 콘돔까지 보이기 일쑤라고 한다.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 올려진 룸카페 이용후기를 보면 가관이다. 1인당 이용요금은 기본 3시간에 7천원 여기에 음료와 간식거리가 기본 제공되며, 평일에 한해 무제한 연장 서비스 등 할인혜택을 주는 곳도 많았다. 이는 꼭 모텔의 무한대실과 같더라.
룸카페는 모텔을 이용할 수 없는 청소년들 그 중에도 고등학생이 주 고객이며, 대부분 저렴한 가격에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애정행각을 벌일 수 있기 때문에 그곳을 찾는다고 했다. 한 대중매체 기자는 최근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룸카페 취재를 나갔는데, 내부에서 TV 소리를 줄였더니 옆 방의 남자와 여자의 신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룸카페 한 관계자는 “음료와 간식, 인터넷, 게임, 영화 등을 독립된 공간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멀티 공간으로 청소년에게 인기가 높다.”며 ”친구, 연인, 동아리, 스터디그룹 등 다양한 종류의 모임이 가능해 입소문을 타면서 청소년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룸카페는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 음식과 음료, 주류를 판매할 수 있는 식당으로 분류되어 있어 청소년들의 출입이 자유롭다. 하지만 여기에 모텔의 대실처럼 시간당 요금제가 적용되며 객실이 폐쇄적인 방 모양을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룸카페는 멀티방과 카페가 결합한 형태로 밖에서는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나 커튼 등으로 가려서 방에서 어떤 행동을 해도 알 수 없는 폐쇄적인 구조를 가졌다. 주류 반입은 사실상 불가능해 청소년들이 마음만 먹으면 방에서 주류를 마실 수 있고, 흡연이 가능한 곳도 많다. 심지어 방 내부에는 재떨이를 제공한 곳도 많았다.
최근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대학가나 먹자골목 등지에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인 멀티방, 룸카페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탈선을 조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소년유해업소로 지정하는 등 관련 법규 규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지난 1월 13일 울산 경찰은 방과 카페를 결합한 신종 룸카페가 청소년의 탈선을 조장할 수 있다고 보고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경찰은 룸카페가 타인의 눈을 피해 흡연이나 과도한 스킨십 등을 하는 청소년의 탈선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업주를 상대로 풍기문란행위 방지 의무 위반행위 등을 중점 단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관할 구청과 청소년보호단체 등 시민단체와 합동으로 수시 점검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노래방, PC방, 비디오방, DVD방, 찜질방, 멀티방 우리나라의 방문화 참 다양하고 시간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최근 아무런 규제 없이 독감처럼 퍼져가는 멀티방과 룸카페도 이 방문화가 만들어 낸 변질된 신규 업종이다.
과거 80~90년대 불륜의 온상인 러브호텔과 은밀한 성적인 장소로 낙인 된 모텔이 방문화에서 빠질 수 없다. 하지만, 모텔은 변신에 성공했다. 그것도 2000년대 들어 객실마다 색다른 인테리어를 선보인 테마모텔과 작지만 개성 있는 부띠크모텔이 인기를 끌면서 복합 놀이문화공간으로 거듭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모텔은 앞서 언급한 노래방, PC방, 비디오방, 멀티방 등 모든 방문화의 장점을 합쳐 데이트코스의 새로운 트랜드를 만들었다. 남녀 혼숙만 아니라면 청소년의 출입도 가능하기에 탈선을 조장한다는 오명도 자유롭다.
룸카페와 모텔은 주 고객 대상 타켓부터 틀리기에 밥그릇 싸움을 논하기에 성격이 맞지 않다. 다만 청소년의 탈선을 조장한다는 거듭되는 지적 속에 행여 ‘고딩을 위한 모텔’이라는 말이 나돌며,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국내 모텔 문화에 먹칠을 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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