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관광객 1400만 시대 이후 숙박산업의 과제
- 2015.04.23
- 에디터 : 호텔업
외래관광객 1400만 시대 이후
숙박산업의 과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래관광객 규모가 140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관광숙박산업의 명암은 엇갈리기만 하다. 숙박업종에서도 일반숙박시설로 분리되는 중소형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최근 우리나라를 찾은 해외 여행자들의 추세 변화를 살펴보면 개별 관광객과 관광체재 일수 그리고 관광 및 컨벤션 참가 목적의 여행자가 늘고, 비싼 관광호텔보다 중·저가 숙박시설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 수와 1인당 관광 지출액이 일본인 관광객을 추월했고 고궁, 남대문 시장, 박물관, 이태원 등 전통적인 여행지보다 홍익대 주변, 북촌·삼청동, 청와대, 강남역·신사동, 대학로 등 신흥 관광지 방문율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숙박시설 부족… 정부·업계의 온도차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인 612만 6865명이 한국을 찾았다. 2013년에는 432만 6869명이 방문했다. 1년 만에 41.6%가 증가한 것. 외국인 관광객도 1420만 1526명으로 2013년(1217만 5550명)보다 16.6% 늘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201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세웠다. 숙박 업소를 늘리기 위해 기업투자 촉진프로그램 지원 대상에 호텔업을 추가하고 호텔 융자에 대한 신용보증 한도를 200억 원으로 높였다. 또 호텔 투자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해 호텔 리츠와 펀드를 허용하는 ‘관광호텔 확충 방안’ 및 ‘소형호텔업 신설 방안’도 마련했다.이를 두고 숙박업계에서는 과잉공급을 우려하며 늘어나는 공실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호텔 객실 점유율(전체 객실 중 이용 객실 비율)은 2011년 64.9%에서 이듬해 64.7%, 2013년 62.9%로 3년 연속 하락했다. 특히 특1급 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2010년 72.8%에서 2013년 67.6%로 떨어지면서 70% 선이 무너졌다. 매년 관광객이 200만 명 가깝게 증가하지만, 호텔 이용률은 줄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각종 통계에서 언급하고 있는 곳이 관광숙박시설에 속하는 관광호텔, 수상관광호텔, 한국전통호텔, 가족호텔 및 휴양 콘도미니엄 등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숙박시설 담당부처가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되어 있어, 관광숙박시설과 일반숙박시설(모텔, 여관, 여인숙 등)로 분리해 관리한다. 때문에 관광숙박시설만 통계에 포함시킨 까닭에 표면상으로 숙박시설이 부족해 보이는 것이다.
넘쳐나는 중소형 숙박시설
2013년 서울지역 방문 외국관광객의 호텔 이용률⑴이 64.9%로 전년에 비해 12.9% 줄고, 일반숙박시설로 분류되는 모텔·여관을 이용한 관광객은 8.5%, 게스트 하우스 이용객은 8.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이 전체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은 관광호텔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한국기업평가가 내놓은 ‘급증하는 유커(遊客)와 호텔업계의 구조적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1인 숙박비 지출액은 100달러(약11만 원) 이하의 비중(33.1%)이 가장 높다. 2013년 서울지역 특1급 호텔의 1일 평균 숙박비용이 18만 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인 관광객 급증이 호텔 사업부문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서울연구원 측 역시 서울 방문 외래 관광객의 약 34%만 서울시 주력 숙박시설인 관광호텔을 선택하고 나머지 중 약 59%가 일반 비즈니스 호텔 등 중저가 숙박시설을 선택했다⑵고 밝혔다. 관광진흥법 시행령에 의해 ‘외국인 도시민박업’으로 양성화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서울시에 등록된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2012년 170개소였던 수가 2015년 2월말 기준 585개소로 3배 이상 급증했다. 현재 미 등록된 게스트하우스까지 합하면 이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숙박업소를 면적에 따라 구분하던 공중위생법이 폐지되면서, ‘호텔’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신축·리모델링 모텔들까지 합세해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중소형 숙박업이 나가야 할 방향
폭발적인 양적 성장을 이룬 인바운드 관광수요 속에서도 대실(Day Time Use) 영업을 기반으로 운영하는 모텔들은 하룻밤 투숙하는 관광객의 이용에 대해서 달가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은 번화가에 위치한 업소일수록 강하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새로운 매출 창출의 기회를 얻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실제 부산 중심가(서면, 남포동) 및 해운대에 위치한 숙박업체의 경우 부산을 찾는 해외 관광객들이 증가하면서 업주 및 지배인들이 해외 예약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성수기 및 특정기간(연말 외)에는 유입 관광객이 최소 2배 이상 증가하는 것. 이는 서울 및 수도권 업체에서도 동일하다. 야놀자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호텔 야자’의 경우 주요 해외예약사이트에 가입되어 해외 여행자들의 개별 예약을 받고 있으며, 타 숙박업체의 경우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1~2군데를 선정해 예약을 받는 곳도 있다. 물론 해외예약 사이트 운영·관리의 번거로움, 중심가 및 관광지역을 벗어난 지역은 해외에서 유입되는 관광객의 수가 많지 않기에 해당 업체의 업주 및 지배인이 해외예약에 대한 별다른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한 숙박업 관계자는 “대실 영업을 할지라도, 몇 개 객실은 공실일 경우가 있다. 오히려 이러한 방을 연박으로 예약을 받는다면, 고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 고객 유치보다는 해외 예약 사이트를 통한 개별 고객 유치가 훨씬 더 나을 것”이라는 귀띔도 보탰다. 한국관광공사가 2005년부터 시작한 ‘굿스테이’ 지정업체로 선정되면 각종 홍보물을 통해 국내외에 소개되고 온라인 예약서비스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해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숙박업 시장은 고객 유치 전쟁으로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그간 새로운 고객층 확보를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던 중소숙박업계도 외래관광객이 관광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고 만족할만한 시설에 합리적인 숙박료를 제시한다면 한층 더 도약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참고 자료
⑴ 2013서울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 서울 관광 마케팅, 2014년
⑵ 서울관광의 질적 내실화 방안, 금기융 연구위원, 서울연구원 정책리포트, 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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