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계의 BTS, 치즈 닭갈비
일본인 관광객의 발걸음을 사로잡는 한국의 맛에 주목하라
- 2018.11.16
- 에디터 : 김영학
전 세계적으로 BTS가 K-Pop의 인기를 이끌고 있다면, 일본에서는 치즈 닭갈비가 한국음식의 한류화를 이끌고 있다. 비빔밥도 아니고 불고기도 아니고 치즈 닭갈비라니, 선뜻 이해되지 않겠지만 이미 도쿄에는 닭갈비 전문점이 생기고 있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도 치즈 닭갈비를 팔고 있으며 패밀리 마트 편의점에서도 치즈와 닭갈비를 조합한 다양한 음식이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한국을 방문하는 가장 많은 이유로도 ‘치즈 닭갈비’가 꼽히고 있다.
일본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식품과 매운 맛에 대한 새로운 소비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인스타그램 등 SNS의 해시태그에는 ‘한국음식’, ‘치즈닭갈비’ 등이 빠르게 퍼지고 있으며, 이미 치즈닭갈비는 일본외식업계의 대표 메뉴로 자리잡은 분위기다. 치즈 닭갈비는 2018년 6월 도쿄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에 홍춘천치즈닭갈비 일본 1호점이 문을 연 이후 인스타그램에 20만 건이 넘는 콘텐츠가 등록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려왔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의 목적 역시 한국음식 탐방에 크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일본의 종합 여행 플랫폼 에어트립(Airtrip)이 2018년에 실시한 ‘여행 갈 때 중시하는 요소’에 관한 조사에서 70% 이상이 ‘음식’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어 에어트립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일본인이 자주 찾는 여행 톱 50 국가’ 중 일본인이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한 ‘#○○(국가명) 음식’을 바탕으로 인기 여행지의 음식을 조사했다.
한국의 매운 맛을 찾는 일본인이 늘고 있다
에어트립의 조사 결과 ‘한국음식’이 1위로 꼽혔고, 그 다음으로는 타이완음식, 하와이음식, 홍콩음식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에어트립은 ‘#한국음식’이 지난해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모은 치즈 닭갈비뿐만 아니라 외식음식이나 카페 등의 다양한 사진도 게시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치즈’가 듬뿍 들어간 음식의 사진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모짜렐라처럼 ‘치즈’가 길게 늘어나는 음식 사진이 눈에 띄었다고 발표했다. 또 화려하고 달콤한 음식이나 음료 사진도 많이 게재됐다고 밝혔다.
2위인 타이완 음식은 샤오룽바오 중심의 사진이 많았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화려하고 달콤한 음식 사진도 풍부했다. 단, 타이완 음식 중에는 망고 등 과일이 풍부한 음식이 일본 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타피오카가 들어간 음료가 인기가 높았다.
3위인 하와이 음식에서는 구운 고기와 햄버거, 마늘 새우 등 볼륨 있는 음식과 아사이 티젤라나 팬케이크 사진이 많았다.
에어트립 측은 “1~6월의 인기 여행 국가의 상위 10개 도시 중 8개 도시가 일본인에게 인기 있는 음식의 원조 국가인 점에 주목, 여행과 음식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인이 주목하고 있는 음식은 비단 ‘치즈 닭갈비’만은 아니다. 예전에는 쳐다보지도 않았던 매운 맛의 대명사 ‘신라면’도 이제는 대형마트에서도 판매할 정도로 뿌리를 내린 상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일본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주된 이유가 쇼핑이 아닌 음식 탐방이라는 점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8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2분기’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을 여행지로 선택하는 주요 요인으로 음식 탐방이 1분기에는 74.3%였고 2분기에는 61.3%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 체험형 관광이 확산되면서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운 맛’을 찾는 일본인이 늘어남에 따라 떡볶이, 부대찌개, 육개장 등의 음식은 한국의 매력을 더해주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숙박업소도 이제 더 이상 외국인, 특히 일본인 대상으로 서비스를 할 때 인스턴트 음식이나 추천 식당으로 맵지 않은 음식만 추천할 필요가 없어졌다. 오히려 외국인 관광객 공략을 위해 한국만의 맛을 느끼게 하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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