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리어 이야기 1편
- 2016.01.22
- 에디터 : 호텔업
처음 이 길을 들어서게 된 게 사업 실패와 선물 옵션의 실패가 이어지면서 인생이 벼랑 끝에 내몰리면서 시작하게 된 거 같아요. 호남선기차에 지친 몸둥이를 맡기고 도착한 영등포역..12월 말 칼바람이 불더군요. 나의 미래를 예견하는 듯 가슴이 아리고 시렸습니다. 적은 나이도 아니고 아무리 인생이 밑바닥으로 추락했어도 예전 가닥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죠. 정장 한 벌 3~4백, 셔츠 한 벌에 3~4십만원짜리만 입던내가 숙박업소 청소를 하려면 필요한 옷가지를 사는데 전부 3만원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죽는 거 보다는 사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시작한 숙박업소 일... 처음 일하던 곳의 관리자의 말씀이 이곳에서 버티려면 나름의 세계를 가져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매일 되풀이되는 일상들을 극복하는 게 어렵다고... 저 나름대로 길을 모색하게 된 게 외국어 공부였습니다. 일어는 1급자격증이 있었던 관계로 영어와 스페니쉬에 도전하게 되었죠. 청소를 하다 보면 쉬는 시간이 3시간정도 있더군요. 주위 여건도 좋았고요. 여동생이 서울에서 동시통역 일을 하는 관계로 막히거나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 동생에게 물어 물어 공부 했습니다. 지금은 어줍잖게나마 3개국어를 합니다.
이렇게 나 자신의 레벨을 올리다 보니 나름 자신감도 생기고 시간 나면 남들씹기 바쁜 숙박업소 생활에 타의모범(?)이 되니 관리자들도 저를 다르게 보고 함부로 못하셨던 거 같아요. 전 이 일을 딱 10년만 할 생각입니다. 힘이 딸려서도 오래는 못할거 같고요. 나머지 인생은 배낭 하나 메고 전세계를 돌아 다니며 세상을 만나고 싶고 세상의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도중에 체력이 딸리면 다시 돌아와서 나이에 맞는 일 찾아 또 하다가 또 나가고 그러려구요.
요즘 쉬는 날엔 혼자 혹은 지인들과 여행을 많이 다닙니다. 개나리가 활짝 핀봉화 승부역의 아기자기한 풍경. 한때 영화를 누렸으나 폐광촌이 되어 암울하고 을씨년스러운 철암역전 풍경. 너무나 아름다워 가슴이 시렸던 강진만 낙조.. 가도 가도 황토밭인 시인 김남주님의 고향 해남. 이 아름다운 보석들을 만나는 기쁨 그리고 길가던 객에게 막걸리 한잔 권해주시는 시골분들의 인심. 일이 힘들고 사람에 치여 힘들때 마다 저는 저만의 세상을 만나러 갑니다. 제가 일하는 업소 글을 쓰다 보면 울 직원들 맨날 욕만 하는 거 같지만..사실은 애정이 듬뿍 담긴 나름 제 자식 자랑 대놓고 못하는 그런 마음이 큽니다. 사람은 절대로 혼자 살수 없다잖아요. 같이 살아야죠^^
- 우리여우
꼭 하시고 싶은신거 하시길 바래요..^^* 홧팅!!
- 마춥스
파생인이셨군요 ^^ 파이팅 입니다 현물로 다시 재기하기를 .....ㅎㅎ
- 포우
글 잘 밨습니다.. 뭐라고 댓글을 달아야만 할것 같은 글이네요 ^^
-★SuperMan★
좋은글 잘읽고갑니다^^
- 환락
호화스러운 거지가 아닌 가난한 부자가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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