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Road] 중화복춘, 중국 본연의 맛을 살리다
고정관념을 깬 맛과 아름다움의 조화
- 2018.08.13
- 에디터 : 김영학
홍대와 인접한 동교동과 연남동 일대는 내·외국인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겨 찾는 관광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홍대입구역에서 합정역 사이로 들어선 숙박업소가 관광지로서 홍대가 지닌 중요성을 증명해준다. 반면 골목골목 수놓듯 들어선 음식점은 늘 새로운 트렌드를 따르는 이들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할 정도의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중화복춘이 대표적이다. 미식여행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중화복춘은 기존의 중화요리에서 벗어나 중국 본연의 맛을 담은 새로움을 추구하면서 도전을 즐기는 정지선 셰프의 굵은 선과 섬세한 손 맛이 어우러져 있다.
중화복춘 골드(이하 중화복춘)에 발을 들여놓기 전, 창문 사이로 비치는 요리사의 요리 모습을 먼저 감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마의 땀방울까지 보이지는 않지만 역동적으로 불을 다루는 모습은 마치 담벼락에 걸쳐 이웃집 친구의 모습을 찾는 기분마저 들게 만든다. 이렇게 중화복춘은 외벽부터 철저히 개방되어 있다.
중화복춘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을 때에도 요리사의 화려한 웍질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여느 중국요리 전문점과 마찬가지로 굵은 선을 중시할 것만 같았던 선입견은 자리에 앉아 홀 직원의 안내를 받는 순간부터 무참히 깨진다. 메뉴에 대한 친절한 설명, 정갈한 옷 매무새는 ‘지금까지 경험한 것과는 다른’ 무엇인가를 느끼게 만든다.
섬세한 맛이 새로움을 더한다
요리가 나오면, 첫 눈에 반했던 굵직함 대신 ‘중식도 미를 추구할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중화복춘이 추구하는 음식은 무엇인지를 단박에 깨닫게 만든다. 총괄셰프를 맡고 있는 정지선 셰프는 중화복춘을 “섬세하면서도 아름다운 중식을 꿈꾸는 곳”
이라고 말한다. 그가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지금껏 중화요리계가 도전하지 않은 길을 가는 것, 자신만의 콘셉트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철학이자 중화복춘의 미래여서다.
이러한 미래상은 최근 중식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국 본토의 요리에 대한 거부감도 낮아졌기에 가능했다.
“최근 트렌드는 문화를 수용하는 데 거부감이 없는 것 같아요. 향이 강한 마라탕 같은 음식도 마니아 층이 생길 정도로 반응이 좋고 중식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중화복춘이 중국 본연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입니다.”
다양한 시도는 실제 음식에서도 느낄 수 있다. 목화솜크림새우는 레몬크림 베이스의 새우 위로 생크림이 올려져 있다. 느끼할 것 같지만 레몬향과 생크림의 조화는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연잎으로 쪄낸 동파육의 연잎을 펼치는 순간 오겹살과 각종 견과류, 청경채의 향이 이내 후각을 자극한다. XO 소스 베이스의 대게살 챠오판은 볶음밥과 대게스프를 조합한 음식으로 호불호 없이 누구나 좋아할 맛이다. 복춘 구품 양장피는 기존의 중식당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정지선 셰프는 스스로를 중식과 닮았다고 말한다. 과격하면서도 화려하고 빠르면서도 섬세한. 그래서 남들이 꺼려하는 중식계에서 버티고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요즘 셰프를 꿈꾸는 분이 너무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늘 ‘버텨야 한다’고 말합니다. 버티는 것이 지금의 제가 있는 원동력이었기 때문이죠.”
중화복춘은 연남동에 이어 골드까지 문을 열었고 올 12월이면 도곡동에 3호점이 들어선다. 그리고 내년에는 딤섬 전문점까지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또 원하는 냉채를 마음대로 음미할 수 있는 냉채 전문점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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