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모텔 외벽의 고드름 추락으로 인한 차량 파손

 

준공된 지 7년 된 모텔을 세를 준 상태입니다. 최근 세입자에게서 연락을 받았는데, 보일러 누수로 모텔 외벽에 물이 나와 고드름이 생겼고, 이 고드름이 떨어져서 제 3자의 차량이 파손되었다고 합니다. 세입자는 보일러실에서 물이 새고 있는지 몰랐고, 확인결과 모텔 외벽에서 물이 새어 나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일단 보일러를 교체해 주었는데, 파손 차량 주인은 보험처리를 했고, 해당 보험사에서 모텔 주인인 저에게 모든 차량 수리 비용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외벽으로 물이 나와 고드름이 생긴 것과, 그 고드름을 방치하여 차량이 파손된 것에 대해 건물주인인 저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 인지요?

 


차량의 피해자와 모텔 건물의 세입자나 건물의 소유자인 의뢰인간에 특별한 계약 관계를 맺은 것이 아니므로 민법의 불법행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조문 제 758조 중 필요한 부분만 살펴보겠습니다.

민법 제 758조 (공작물 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생략 ③ 전2항의 경우에 점유자 또는 소유자는 그 손해의 원인에 대한 책임 있는 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여기서 공작물은 모텔 건물에 해당하고, 임차인은 건물을 직접 점유하는 직접점유자, 의뢰인은 세입자와 임대차 계약을 맺은 실제 건물 소유자이며 간접적으로 건물을 점유하는 간접점유자에 해당합니다. 간접점유자와 직접점유자의 책임 범위에 관하여 대법원은 1995년 건물의 화재에 따른 책임공방 사건에서 손님이 버린 담배꽁초로 인해 여관에 불이 난 사안은 직접점유자가 손해방지 의무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간접점유자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즉, 모텔 건물 소유자는 임차인이 책임을 지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해 2차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의뢰인은 위와 같은 법원의 견해를 고려한다면 직접점유자(세입자)가 건물의 보존, 관리 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만일 세입자가 건물의 보존, 관리 의무를 게을리하여 사고가 발생하였다면 직접점유자인 세입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보일러실의 고장이 쉽게 고칠 수 있는 하자였음에도 세입자의 과실로 발견이 늦어져 일이 커졌다든지, 세입자가 사실은 물이 새어 나오고 있음을 알았음에도 고의 또는 과실로 소유자에게 그 사실을 늦게 알렸다든지, 누수가 쉽게 발견될 수 있는 하자였음에도 세입자의 중대한 과실로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닌지 등의 과실이 있지는 않은지 알아보고, 만일 세입자에게 그러한 과실이 있다면 질문자는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한가지 유의할 점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임대차계약 관계입니다. 임대차 계약에서 건물의 보존, 관리 의무는 일차적으로 계약의 내용에 따를 것이지만 만약에 위 건물의 보존, 관리 의무가 소유자인 임대인에게 있다면 임차인은 그것을 주장하여 자신의 손해배상 의무를 면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판결은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대인은 임대차 목적물을, 계약 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므로(민법 제 623조), 목적물에 파손 또는 장해가 생긴 경우 그것이 임차인이 별 비용을 들이지 아니하고도 손쉽게 고칠 수 있을 정도의 사소한 것이어서 임차인의 사용, 수익을 방해할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하지 않지만, 그것을 수선하지 아니하면 임차인이 계약에 의하여 정하여진 목적에 따라 사용, 수익할 수 없는 상태로 될 정도의 것이라면, 임대인은 그 수선의무를 부담한다 할 것이고 이는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훼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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