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칼럼]포화시장 경쟁심화
- 2016.08.31
- 에디터 : 호텔업
야놀자가 제휴점주를 대상으로 한가지 설문을 했다. 숙박업을 운영하는데 가장 힘든 애로사항은 무엇인가요? 그 첫번째가 숙박업이 많이 생겨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것. 그리고 서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다 보니 가격도 내려가고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숙박업 관계자라면 열에 아홉은 공감할 것이다.
모텔, 호텔 정말 많다. 계속 생겨나고 있고 정부는 법까지 만들어가며 허가를 내주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언덕에 올라 어둠이 깔린 동네를 내려다 볼 때면 밝게 빛나는 교회 십자가가 많아서 그 수를 세며 놀고는 했는데, 점차 치킨집들이 많아지더니 지금은 편의점이 한길 건너 하나씩 생기고 있다. 그런데 혹시 그 사실을 아는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편의점 수는 2만 6천여개에 이른다. 그렇다면 혹시 모텔 수는 몇 개 일까? 설마 편의점 보다 많지는 않겠지… 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가 모텔이라 부르는 여관업, 여인숙업 그리고 일반호텔들을 합친 그 수는 행정자치부 자료에 따르면 2만 8천 여개에 이른다. 한마디로 손쉽게 음료나 담배를 살 수 있는 편의점보다 모텔이 더 많은 것이다. 80년, 90년대까지만 해도 모텔은 현금장사다 경기가 어려워 자영업이 다 망해도 모텔은 안 망한다는 등 한번쯤 들어봤을 그런 업계 속설이 있었다.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88년도부터 올림픽, 아시안게임, 한일월드컵 등 국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숙박업소 수는 늘어만 갔다. 친척이 잘된다고 하니 나도 하고, 친구가 돈을 잘 번다고 해서 나도 했다. 시간이 흐르며 여인숙이 여관이 되고, 여관이 모텔이 되었다. 그렇게 모텔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늘어만 갔다. 2016년 기준 전국 여관업과 여인숙업으로 장사를 하는 업체는 2만 7천여 곳이다.
모텔도 많은데, 유사 숙박시설도 많다. 숙박용이 아닌 오피스용 레지던스가 불법 숙박장사를 하더니 취사가 가능한 생활형 숙박업이 탄생되어 합법적인 숙박업소로 재탄생했다. 캠핑이 유행하며 넓은 땅덩어리에 캠핑장이 많이도 생겨났다. 고시원도 숙박시설에 들어왔다. 외국인 관광객 그 중에서도 중국이 많이 들어오니 너도나도 게스트하우스를 창업했다. 이 쪽은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으로 원래는 외국인 관광객만 손님을 받을 수 있고, 내국인에게는 팔 수 없다. 하지만 역시 모텔과 경쟁구도를 달리고 있는 현실이다. 숙박업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게스트하우스도 많다. 특급호텔은 사정이 어려워지자 다이어트를 통해 비즈니스호텔로 진입을 시작했다. 아니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너도나도 명동 등 주요 관광 거점지를 중심으로 호텔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그 중에 인기 1위를 달리는 신라스테이가 객실점유율 70%를 기록 중이다. 그 외 호텔은 절반을 채우기도 힘든 실정이다. 많은 매체에서 이제 비즈니스호텔도 포화상태라고 한다. 우리 시장도 포화인데, 저쪽 시장도 포화라고 한다. 이제 서로 눈치를 보다 파격적인 패키지 이벤트다, 파격 할인가다, 땡처리다.. 피튀기는 경쟁을 벌여야 할 때가 멀지 않은 것 같다.
비즈니스 호텔은 누가 만들었나? 아니 누가 만들어주었나? 일본도 러브호텔을 개선해 외국인 관광객 맞이에 부족한 객실 수를 확보한다는데 우리나라는 왜 모텔은 대실 영업을 한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그렇게 새 건물만 법까지 바꿔가며 짓는지 모르겠다. 특급호텔은 대실을 안하나? 호텔 경영학을 배우는 대학생이면 누구나 데이유즈라는 상품을 들어봤을 것이다. 잠시 쉬었다 가는 비즈니스 고객을 대상으로 숙박요금의 50%를 지불받는 객실판매 방식이다. 유럽 등 외국에서는 자연스레 데이유즈 상품을 판매하지만 우리나라 특급호텔은 남들 눈치가 보여 대놓고 팔지 않고 뒤에서 숨어 판다.
혹시 특급호텔은 대실이 없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지금 당장 호텔에 가서 대실 달라고 해보시라. 그리고 가장 최근에 쇼킹한 일이 벌어졌다. 글로벌 추세를 거스를 수 없다며 공유경제, 공유민박업이 생겼다. 이제 우리의 경쟁상대는 우리나라에 주택을 소유한 전체 국민이 되었다. 현재는 지역과 1년 운영일 수 제한이 있지만, 바보가 아니라면 조만간 규제를 점차 풀 것이란 것을 알 수 있다. 할 말을 잃었다. 숙박업을 운영한다고 온갖 규제와 단속, 세금은 걷어가면서 뒷통수 맞은 기분이 들었다. 아직 완전체는 아니지만 개인 소유 주택으로 숙박업을 운영한다는데 이를 어떻게 컨트롤 할 것이며, 어떻게 상대할 수 있는지 도저히 감이 안 온다. 누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숙박업을 운영하는 업주라면 함께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금은 모텔을 모텔이라 하지 않고 중소형 호텔이라 부른다. 야놀자도 모텔광고를 해왔지만 지금은 좋은숙박 광고를 한다. 시설과 서비스가 좋으면 부티크 호텔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여기 치이고 저기 치이고 참 돈 벌어 먹고 살기 힘든게 사실이다. 물론 상위 TOP 5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여력이 된다면 이 말은 쓸데없는 말이 된다. 우리 동네 상권 안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러니하게도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을 써야 한다. 즉, 돈이 없으면 돈을 못 번다. 이쪽 중소형 호텔업 쪽이 그렇다. 힘들 것은 사실이지만, 포기할 수 없다. 좌절도 잠시 다시 도전해야 한다. 본 숙박업주 애로사항 칼럼은 우리 숙박업의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을 독자와 함께 공유하고 연재의 말미에는 그 개선안을 제시하고 그 속에서 희망을 찾고자 한다. 무더운 여름 8월이 지나면 그래도 서늘한 가을 기운이 찾아올 것이다. 다음 9월호 칼럼은 직원 때문에 속 썩고 있는 경영 애로사항을 짚어보겠다. 왜 숙박업을 운영하다보면 사람 때문에 힘들다고 하는 것일까?
- 다음호에 계속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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