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운영 ④] 트렌드 못 읽으면 파이 한 조각도 못 먹는다
- 2018.10.24
- 에디터 : 노대환 밀레니엄 서울힐튼 객실부 대리
지난 호에서 언급했듯 이번 여름은 호캉스를 목적으로 방문한 내국인 고객 덕분에 여름 내내 호텔이 북적였던 기억이 있다.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 등 누가 지었는지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만한 신조어들을 몸소 체험한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호텔은 생각보다 복합적인 공간이다. 어쩌면 이질적이라고 할 수 있는 숙박 시스템과 식음료 서비스, 수영장과 헬스클럽 등의 건강관리 서비스가 한데 모여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은 이렇게 제공되는 서비스를 본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호텔을 방문한다. 그런 만큼 변화하는 고객의 성향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도 발빠르게 변화해야 하고, 이런 흐름을 하나의 트렌드 형성으로 인지해야 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과거 일본인 고객은 투어 가이드를 동반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호텔 체크인을 비롯해 일정의 대부분과 체크아웃 및 공항 송영까지 가이드를 대동해 여행을 즐기는 수요가 많았다. 과거와 비교해 본다면 요즘은 일본인 고객도 확연히 자유 여행객이 늘어난 추세다.
컨시어지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 호텔 측의 대응은 무엇이 필요할까? 두말할 필요 없이 컨시어지 서비스 강화다. 일반화의 오류일지는 모르겠지만 경험상 일본인 자유 여행객 중 세세한 계획 없이 오는 부류가 적지 않다. 그런 만큼 호텔 직원에게 주변 관광지 등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고 그에 관련된 부가적인 서비스를 바란다.
짜임새 있는 투어 프로그램 구성과 주변의 추천할 만한 레스토랑,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흔해 빠진 정보가 아닌 내국인 입장에서 즐길 수 있는 하루 반나절 정도의 추천 관광지 안내 등 조금만 노력하고 찾아보면 고객을 위한 무기로 삼을 만한 컨시어지 정보는 차고 넘친다. 이러한 정보 제공이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고, 젊은 연령층의 고객은 SNS와 인터넷을 십분 활용해 긍정적인 후기를 남겨줄 것이다. 제공하는 언어의 어려움이 있다면 초기에 수고로움을 감수하더라도 영어나 일본어로 된 작은 소책자 등을 준비해도 좋다.
어린이 대상 마케팅 지속될 것
가족 단위의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이번 여름의 경우는 어떤 트렌드 대응이 있을까?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가장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은 지난 시간 언급한 바와 같이 어린이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다. 시내 호텔에서의 1박2일은 체험 요소가 다양한 교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적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휴식을 취하러 온 부모 입장에서도 심리적인 죄책감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해준다.
다시 말해 자식에게 더 나은 휴가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마음의 짐을 덜고 충분한 휴식과 함께 아이에게도 유익한 시간을 선사할 수 있어 소위 ‘좋은 부모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이 트렌드는 단순히 이번 여름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대부분의 의견이다. 본격적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이다.
비단 가족 단위가 아니더라도 젊은 현대인의 경우 혼자 호텔을 방문해서 양질의 재충전 시간을 갖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트렌드에 발 맞춰 이른 아침 요가 클래스, 투숙 기간 한정적으로 무료 제공되는 PT 프로그램, 1인 스파, 마사지, 베스트셀러 제공 등 조용하고 알찬 휴식을 위한 등 다양한 소비자 경험을 준비하는 호텔도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혼자서 호텔에 왜 와?”라는 구시대적인 인식은 트렌드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새로운 파이 한 조각도 가져가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호텔의 문턱이 낮아지고, 다양한, 다수의 고객 방문이 이어진다면 그 트렌드에 맞게 독창적이면서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당연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결정된 사안에 대해 투자 또한 필요하겠다.
비슷한 이야기지만 결국 선택과 집중, 투자다. 트렌드가 변해가는 흐름을 거부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기민하게 반응하고 세심하게 연구하면서 그 흐름을 주도하는 쪽으로 변해가면 된다.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는 건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안에서 주도하고자 하는 경영자는 반드시 존재하고,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성공하는 경영의 결과를 보이는 사람들 역시 그 그룹에서 나올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다섯 번째로 ‘경쟁 호텔’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 저작권자 ⓒ 호텔업,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