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사업 추진 6단계 ②] 디자인 요소의 고려 사항
호텔의 본질과 가치를 중시하는 선구적 마인드의 개발프로세스 구현
- 2018.07.10
- 에디터 : 정창헌 오리진 산업개발 대표
이번 칼럼은 6개월에 걸쳐 진행될 두 번째 단계로, 호텔 사업계획의 다음단계인 디자인적인 요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상식 선에서는 눈에 보이는 어떤 아름다운 것 또는 시각적 만족과 같은 의미로 인식하는데 이는 일반인 관점의 인식에 불과하다. 호텔에서의 디자인은 매우 광범위하고 중요한 핵심 요소다. 디자인이란 곧 전체 설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건축설계 역시 디자인 요소에 포함된다. 디자인은 어떠한 사물이나 건축물의 형태, 색감, 마감재질, 3차원적 요소, 균형감 있는 비례 등과 같은 다양한 조형적 요소(또는 시각적 요소) 중에서 다분히 의도적인 몇 가지를 선택해 목적에 맞게 설계하는 창조적 활동이다. 필자는 전문가 중에서 이런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고 세밀한 사항을 놓치거나 관성에 의한 업무활동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볼 때 답답함을 느낀다.
필자는 많은 호텔사업 프로젝트 매니저를 수행하면서 디자인 개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전문가와 회의하고 설득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지하공간에는 어떤 기능의 장비가 들어가야 하는지, 층별 공간과 장치, 운영 측면에서의 효율적인 공간과 직원·고객의 동선이 왜 그렇게 달라야 하는지에 대해 수없이 토론하고 때로는 언성을 높이며 설계를 변경하고 확인한다. 이 과정 없이 잘 짜인 건물의 배치만 정하는 등 단순히 지상 위로 건축물을 올리는 천편일률적인 개념만으로 사업을 시작한다면, 이는 도로에 즐비한 일반 건물과 마찬가지의 결과물을 얻을 수밖에 없다.
디자인에는 호텔사업의 목표가 담겨야 한다
진정한 호텔 디자인이란 눈에 보이는 겉모습 이상의 훨씬 큰 개념이다. 호텔은 잠시 머무는 공간이 아닌 고객의 마음이 쉬는 곳이다. 호텔사업의 시작방향에는 이런 목표가 명확히 반영되어야 한다. 일관성을 가진 세심함이 호텔 전체 설계에 반영되고 서체를 다듬는 것처럼 세심해야 하며 도공이 도자기를 빚는 것처럼 공간마다 정성스러움을 담아내야 한다.
목표를 담아낸 후에도 수많은 고민이 이어진다. 지하를 어떤 공간과 장치로 채워야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지, 관리자가 어떻게 장비의 구조와 작동방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지, 직원 공간에는 무엇을 채워야 하는지, 로비의 고객 입장 동선과 프런트 데스크의 체크인 과정이 거리나 응대에 맞는지, 체크인 후 엘리베이터의 위치와 이동거리가 자연스러운지, 엘리베이터 속도는 적당한지, 엘리베이터와 객실 간 이동이 자연스러운지, 객실 외의 부수적인 공간이 있어 고객과 직원의 대면이 어색하지 않은 지, 객실 유형은 얼마나 필요하고 스탠다드 객실의 적정 평형은 무엇인지, 스위트 객실은 얼마나 있어야 하는지, 객실별 침대 크기는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옥상공간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층별 에너지 관리나 조도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과 같은 큰 틀의 방향을 우선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큰 방향을 적정선에서 결정한 후에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편의적 요소를 고민해야 한다. 어느 공간에 힘을 주고 뺄 것인가 등처럼 말이다. 모든 공간에 힘을 주는 것은 사업비만 과다 계산될 뿐 호텔 운영사업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례로 디자이너와 자주 언성을 높이는 주제 중 하나인 ‘왜 복도에 그리 비싼 마감재를 쓰려고 하는가’를 살펴보자. 복도는 고객이 객실을 향해 가는 동선일 뿐이다. 층에 내린 후 객실을 향해 가는 고객에게 복도의 비싼 마감재가 무슨 소용 있는가? 직원만 다니는 공간과 동선에 왜 많은 돈을 들여야 하는가? 물론 디자이너는 모든 공간이 자신의 작품이라 생각해서 수많은 공간에 많은 아이디어와 고민을 담아낸 디자인적 요소를 제시를 하지만 그때마다 필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호텔 디자인은 본인의 예술작품이 아니라 사업주(사업비)와 운영 시 예상되는 고객 간의 어떤 절묘한 지점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본인의 작품은 개인적인 취미생활에서나 하세요”.
기분 좋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사업단계에서는 이런 중재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조정과정이 없으면 운영하는 관리자는 건물, 객실 관리와 유지보수에 심각한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객실이 노후하기 시작할 때 즈음에는 조직의 관리, 호텔의 영업계획이나 마케팅, 홍보에 쏟는 시간보다 객실의 유지보수에 더 많은 비용이나 에너지를 쏟게 되어 영업적인 성과가 미진하게 된다. 눈에 보이는 디자인적 요소의 매력도는 오픈 후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면 거의 소진되고 만다. 처음의 ‘아름답다’는 시각적 만족도 역시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고 만다. 성공적인 호텔사업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설계부터 디자이너, 엔지니어, 호텔운영의 전문 실무자, 그리고 전문 프로젝트 매니저까지 다방면의 전문가가 힘을 모아야 한다. 모두가 힘을 모은 계획과 준비야말로 성공적인 호텔사업의 출발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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