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지정제 논의 중, 모텔업계 술렁
호텔업
2012-09-03요일지정제 논의 중, 호텔업계 술렁
연휴 늘면 호텔업계 매출 상승 기대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연초 간절한 바람을 갖고서 달력을 펼칠 것이다. 법정공휴일 등이 토요일ㆍ일요일과 겹치지 않기를 염원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일부 이런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어린이날, 현충일, 개천절 등 법정 공휴일을 연휴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획재정부가 일부 법정 공휴일을 ‘날짜 지정제’에서 ‘요일 지정제’로 바꾸는 작업을 말하는 것, 예를 들면 5월5일로 정해진 어린이날을 5월 둘째 주 월요일로 바꾸는 식으로 모텔 등 숙박업을 비롯해 여행, 관광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법정공휴일을 요일지정제로 전환은 연중 토ㆍ일요일을 합친 사흘 연휴를 적어도 세 차례 보장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한편 내수 및 서비스산업 활성화까지 촉진하겠다는 구상에 따른 것이다.
‘요일 지정제’가 도입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가장 먼저 휴일 보장과 함께 소비를 늘려 내수경기 활성화 및 서비스업 고용창출 등 국가 경제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보통 모텔의 경우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 분위기를 누리던 곳이라면 그대로 월요일까지 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당연히 매출이 오를 수 밖에 없다.
각 분야 전문가들은 외국의 사례를 들며 이 논의안이 시행될 전망이 밝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마틴 루터 킹 데이(1월 셋째 월요일) 등 국경일을 특정 요일로 지정해 휴일과 중복되는 것을 피하고 있다. 또 공휴일이 토·일요일과 겹칠 경우 월요일을 대체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일본도 ‘해피 먼데이’ 제도를 만들어 체육의 날 등 4개 국경일을 2000년부터 단계적으로 월요일로 옮겼고, 공휴일이 일요일과 겹칠 경우 다음 날을 휴무로 지정하고 있다.
숙박업 관계자의 반응은 전반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휴일이 늘면 당연히 모텔을 찾는 고객이 늘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비즈니스 중심지인 강남, 분당 일대는 “휴일이 길면 대부분 외지로 떠나 도시 번화가는 썰렁할 것” 이라며 반응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재계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법정 휴가를 포함한 우리나라 기업의 연간 휴일·휴가 일수는 134~144일에 달해 미국(114일)·일본(129~139일)·영국(136일)·독일(137~140일) 등 주요 선진국보다 비슷하거나 오히려 많은 편이라고 밝혔다.
현재 요일 지정제 전환을 검토 중인 법정 공휴일은 어린이날, 현충일, 개천절이 유력하다. 이들 공휴일이 검토대상에 오른 것은 날짜 자체의 의미나 상징성이 다른 법정 공휴일과 비교했을 때 그리 크지 않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신정(1월 1일), 삼일절, 광복절, 석가탄신일, 성탄절 등 날짜 자체에 상징성이 있는 공휴일은 현행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