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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의 폭우에 호텔과 모텔 \'만원 사례\'

호텔업 | 2012-09-04

100년만의 폭우에 호텔과 모텔 만원 사례

강남 일대 교통마비, 주택 침수, 일부 모텔 물에 잠기기도 해

 

역삼동에 근무하는 김모씨(30)는 지난 27일 야근을 마치고 도로 통제 상황을 살펴본 뒤 성남에 위치한 집까지 차를 몰고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김씨는 회사 인근의 숙박업소 몇 군데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웬만한 호텔과 모텔은 이미 모두 예약이 끝나 있었다. 강남 일대를 돌아다니던 김씨는 가까스로 선릉 지역의 한 찜질방에 몸을 뉘었다. 서울 곳곳에서 발생한 비 피해로 사무실 밀집지역 근처 호텔과 모텔 등이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서울 남부지역, 그 중에서도 저지대인 강남 • 서초구의 피해가 가장 컸다. 그 동안 폭우로 인한 수해는 농촌이나 도시의 저소득층 거주지역에서 주로 발생해왔기에 뜻밖에 소식이었다. 바둑판 계획도시로 건설된 강남지역은 이번 폭우에 산사태와 하수역류, 지하철 침수 등의 사태를 겪으며 도심 기능을 완전히 잃었다. 우면산 토사는 힘없이 무너져 전원주택 마을을 덮쳤고 삼성그룹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자리잡은 강남역 사거리 일대는 거대한 수로로 변했다. 학군 1번지로 꼽히는 대치동 일대 주민도 넘쳐난 물에 한 때 고립됐다.

 

100년 만의 폭우로 인한 졸지에 홈리스가 된 강남 주민들의 대피법은 남달랐다. 특히 서울 강남 쪽 호텔은 반짝 특수를 누렸다. 침수 피해 주민들이 호텔로 몰리면서 객실 예약률은 100%에 가까웠다. 대부분 특급호텔은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데, 예약 없이 직접 걸어서 오는 워크인 고객이 많았다. 서초구 방배동 전원마을, 집 안까지 파고든 흙을 치우는 건 집주인이 청소 용역업체 직원들이었다. 대부분 호텔로 갔거나 휴가철에 맞춰 해외여행을 떠났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이지만 호텔처럼 일정 기간을 빌려 쓸 수 있는 레지던스나 모텔도 비슷했다. 강남ㆍ역삼ㆍ삼성역 근처에 몰려 있는 레지던스는 한 달이나 주 단위로 임대하는 경우가 많아 여유 객실이 별로 없었는데도 "하룻밤 묵을 수 있느냐"는 고객의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사무실이 몰려 있는 역삼역 인근 모텔에도 귀가를 포기한 직장인들이 몰렸다. 한 모텔 직원은 "평일에 비가 오면 손님이 줄어드는데 오히려 방이 가득 찼다." "여행가방에 간단하게 짐을 싼 가족이나 넥타이 차림의 직장인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반면 폭우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모텔도 있었다. 서초, 교대 지역이 침수되면서 서초 R모텔과 L모텔은 1층 로비까지 물에 잠겨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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