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세균득실, 가짜 생수 판쳐
호텔업
2012-09-03충격 모텔 정수기 ‘세균 득실’, 생수는 뚜껑만 바꿔 새 것인냥
KBS 소비자고발 모텔 물 실태 고발, 성난 시청자 어떻게 달래나?
2008년 1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모텔의 위생상태가 KBS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됐다. 당시 모텔은 손님이 사용하고 난 침대 시트를 교체하지 않았고 이미 사용했던 일회용품을 재사용하는 등 불량한 위생상태가 전국 시청자들에게 공개돼 충격을 주었다.
지난달 6일 KBS 소비자고발에서는 모텔의 위생문제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다시 한번 집중 점검했다.
제작진이 방문한 모텔의 시트는 여전히 혈흔으로 보이는 얼룩과 이물질이 묻어 있었고, 심지어 한 모텔에서는 침대 시트 위를 기어 다니는 벌레까지 발견됐다.
또 소비자고발은 모텔에서 물을 마시고 복통을 일으켰다는 등의 제보가 끊이지 않자 모텔의 정수기와 냉온수기 위생상태를 점검하고, 서울 지역 20곳에 달하는 모텔의 생수병에 담긴 생수의 세균검사를 실시하는 등 그 결과를 공개했다.
확인 결과, 정수기의 내부에는 정수기 필터도 제대로 갖춰진 곳이 드물었으며, 먼지를 비롯해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각종 이물질이 발견됐다. 유리컵에 냉온수기 물을 따르자 정체를 알 수 없는 부유물이 가득했고 유명상표가 붙어 있는 생수통을 빼내자 다량의 물때와 심지어 물때는 끈적한 점액으로 변해 충격을 안겨줬다.
KBS1 소비자고발, 8시 SBS 뉴스, YTN 뉴스 등 각종 언론 매체에서 모텔의 비위생적인 모습이 담긴 영상을 앞다퉈 고발했다. 일부 모텔은 손님이 마시고 난 생수병을 재활용하거나 가짜 생수를 객실의 냉장고에 비치해 충격을 줬다.
서울 시내 한 모텔을 취재한 기자는 화장실에서 음료 밀봉에 쓰는 페트병 뚜껑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모텔의 냉장고에는 개 것 같은 생수가 비치돼 있지만, 사실은 뚜껑만 바꿔 끼운 재활용 생수였다. 이렇게 손님이 마신 생수병에 정수기나 수돗물을 받고 이 뚜껑을 달면, 소리와 모양도 감쪽같이 새 걸로 만들 수 있었다.
재활용 생수 뚜껑에는 생수 제품 고유의 물 보증금 표시가 없었으나, 일부 모텔에서는 정품 생수를 나타내는 ‘수질개선 부담금 납부증명’ 표시가 있는 가짜 생수를 제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시내 모텔과 연관 등 숙박업소 41곳의 음용수 수질을 검사한 결과 이 중 26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검사 결과 정수기 필터나 내부를 정기적으로 청소하지 않은 곳이 12개 업소, 냉온수기 물통에 물을 장기 보관한 12개 업소, 생수병을 재활용한 4개 업소가 적발됐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수질오염도가 높거나 생수병을 재활용한 업주 7명을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상대적으로 세균이 미비하게 검출된 19 업소는 관할 구청에 경고 및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처분토록 했다.
모텔은 어디서 병뚜껑을 공급받고 있던 것일까?
매월 발송되는 숙박정보지를 보면 생수 한 병을 40원에 공급받을 수 있다는 광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현재 브랜드 정품 생수는 150원대부터 가격이 형성돼 있는데, 어떻게 이런 가격이 가능할까? 바로 호텔업주가 생수병과 뚜껑을 공급받아 임의로 정수기에서 물을 받은 후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정 기구를 이용해 병뚜껑을 누르면 탁 소리와 함께 감쪽같이 새 걸로 만들 수 있다.
한편, 호텔업주가 이런 제품을 객실 냉장고에 서비스했을 때 문제되지는 않을까? 한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먹는 물 관리기준, 공중위생법상 제재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지만, 제품이 만들어지는 공정상 안전한 수질을 100% 보장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차후 점검을 했을 때 수질에 문제가 있다면 행정조치 또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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