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칼럼]객실요금 이야기
호텔업
2016-11-02
객실요금이 내려간다. 점점 내려간다. 숙박업에서 한번 내려간 돈은 다시 올리기 힘들다. 싼 맛에 길들여진 입맛을 다시 끌어 올리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비스 차원에서 볼 때 우리 호텔을 찾던 고객이 한번 외면하면 다시 재방문 고객으로 만드는데,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드는 것을 보더라도 참 고객은 민감한 존재이다.
가격하락, 중소형 숙박 시장에서 그 시작은 이러했다. 전국 3만여 개가 넘는 숙박업소 중 시설과 서비스에 밀리기 시작한 업체들이 외부에 현수막을 걸기 시작한다. 대실 10,000원 숙박 20,000원 기가 막힌 가격 파괴 전략이다. 아웃도어 땡처리 긴급처분 상황처럼 실제 지금도 동네 호텔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암암리에 숙박업주들 사이에서는 동네 물을 흐린다며 같이 죽자는 소리냐며 한탄하시는 분들도 많다. 물론 가격 파괴 전략은 회심의 필살기가 아니라 오너 분이 눈물을 머금고 펼친 홍보라는 점에서 업계 일원으로써 내 마음도 씁쓸하다. 오죽이나 했으면 그랬을까.
만일 여력이 나은 편이여서 시설과 서비스에 투자할 수 있다면 그랜드 오픈 후 반드시 가격을 올리도록 하자. 설마 막대한 자금을 들여 시설 공사를 하고 직원을 충원했는데, 반경 1~2km 이내 경쟁사 평균가보다 가격을 낮추는 분들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아니 없었으면 한다. 이미 업력이 꽤 쌓인 분들은 알고 있다. 가격 형성이 매우 중요하고 가격에 따라 손님의 수준이 갈려진다는 것을 말이다. 고객의 수준을 돈으로 판단한다는 의미가 아닌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라도 좋은 시설을 찾는 사람이 있고, 우선 순위를 그보다는 가격에 맞추는 고객이 있기에 고객층이 자연스레 형성이 된다는 의미다.
고객의 눈높이, 고객의 니즈 그 속에서 가격형성이 결정되어야 한다. 해외 OTA 시장을 보면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한국 사람은 꼼꼼하게 인터넷을 통한 정보 특히 후기 등의 남들 경험을 중시하고, 일본 사람은 가격에 따라 호텔을 결정하고, 인도는 3대가 함께 사는 형태가 많아서 인지 가족 중심 호텔 여부가 주요 관심사라고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가격을 선호하는 고객 층이 있는 반면 다른 것을 중시 하는 고객들도 분명히 많다.
생존형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숙박업 포화시장 시기에 가격을 내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 적어도 중소형 숙박시장에서는 말이다. 버티기 전략도 때로는 유용할 수 있다. 매출 하락에 따른 가격 디스카운트 설정은 영원한 하락을 의미한다. 누구나 호텔을 초기 오픈하면 매출상승 방법과 솔루션을 찾는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매출 상승 곡선이 꺾이고 정체를 거쳐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게 흔하게 볼 수 있는 호텔 성장과 성숙기 쇠퇴기 곡선이다. 위기는 누구에게나 온다는 생각으로 그 때는 채널을 찾는 게 아닌 의문을 갖도록 해보자. 왜 우리 호텔 매출이 떨어질까? 왜 내가 가격을 내려야 할까? 의문을 계속해서 갖다 보면 문제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다.
호텔 시장이 포화되고 가격 선이 점점 무너지고 있어 걱정이다. 때로는 누구보다 상황이 와 닿고 그 분들의 입장을 공감한다. 요즘처럼 관광호텔, 비즈니스 호텔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그 여파가 중소 숙박 시장까지 밀려들어와 우리 시장을 압박한다. 한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생각은 호텔스럽게 하고 행동은 모텔처럼 하자’이다. 어차피 앞으로 경쟁해야 한다. 공중위생법에 규제를 받는 모텔과 관광진흥법에 지원을 받는 호텔 그리고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탄 공유민박업까지 가세한 우리 숙박업시장, 숙박업법이 새롭게 나온다면 우리 중소 숙박업주들도 경영이 나아지지 않을까? 제발 나아지길 바란다.
호텔스럽다는 것은 호텔과 모텔의 가장 큰 차이점 바로 청결에 대한 부분이다. 청결에서 호텔에 밀리면 안 된다. 기본적인 시설이 뒷받침 되어준다면, 고객의 니즈 청결, 시설, 서비스 가운데 청결과 서비스에서는 절대 밀리지 않도록 신경 쓰자. 이게 바로 고객의 니즈에 맞춘다는 거다. 모텔처럼 행동한다는 것은 합리적인 가격과 다양한 상품을 구성한다는 거다. 가격설정은 이미 온라인 상에서 얼마든지 비교 분석이 가능하다. 다양한 상품은 아이디어 싸움이다. 투자가 필요한 상품이 될 수도 있고 고객 만족과 고객 감동을 위한 서비스적 상품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형태 노래방을 갔는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액자에 ‘손님 컴플레인 제로’라는 문구와 함께 010-****-**** 업장 관계자의 연락처가 큼지막하게 써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 아래는 “고객님의 작은 불편사항도 소중히 듣겠습니다. 전화나 문자 주시면 24시간 언제든 바로 해결하겠습니다.”라고 써 있더라. 나중에 나갈 때 보니 방마다 전부 액자가 걸려 있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 프런트에 전용 핸드폰 하나를 비치하고 24시간 고객 불편사항을 문자나 핸드폰으로 접수 받을 수 있다. 이게 바로 저비용 IOT CRM 서비스 아닐까? 때로는 작은 아이디어가 강한 우리 호텔의 파워가 될 수 있다. 미래 호텔은 아이디어 싸움이다.
이미 시설과 서비스는 평준화 되어있기에 자체 인디펜던트 호텔은 우리만의 이미지와 스토리를 갖는 게 필요하다. 우리보다 더 작은 규모의 게스트하우스에서도 배울 점이 많다. 고객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한번 살펴보라. 명동에 유명한 게스트 하우스에 가서 하루만 자보자. 무슨 의미인지 어떤 서비스와 고객이 무슨 채널로 소통하고 충성고객을 확보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채널로 흥한 호텔은 채널로 망한다.’ 채널에만 집중하는 곳은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마케팅은 채널이 아니라 고객과의 신뢰 그리고 약속이다. 특급호텔도 10만원 대 상품이 출시되고 비즈니스 호텔은 중소 호텔보다 싼 가격에 객실을 판매하는 곳도 생기고 있다. 우리는 좀더 아이디어를 짜 낼 필요가 있다. 호텔업 매거진도 그런 의미에서 독자분들과 더 교감하고 고민해보도록 하겠다. 다음 호는 연재 칼럼의 마지막 포화시장 그리고 전반적인 호텔시장과 우리의 전략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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