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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악의 시간
익명등록일2023.07.02 14:49:09조회1,437

	

처음에는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해서



숙식제공이라는 메리트에 뭣도 모르고 모텔에 발을 담궜다.



(물론 간판은 호텔이었지만... 알자나... 누가봐도 모텔...)



격일근무... 하루를 일하고 하루를 쉰다는 개념이었지만....



그 '하루'라는 개념이 일반적인 근로시간이 아닌.... 말그대로 24시간.....



요즘엔 3개월에 한번씩 휴무 주는곳이 꽤 있는거 같은데



나.때.는.말.야. 그딴거없이 365일 내내 격일근무에

여름휴가 때 하루 휴무 줬었지.



뭐 근무시간은 그래도 버티고 견딜만했어



20대후반에 월 300정도 받는게 쉽지 않았으니까말야.



그렇게 모텔짬밥을 9년정도 먹었지.



9년간 이직한곳이 6곳.

가장 긴 곳이 4년..

짧은곳이 3개월 ㅋㅋ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점점사회에 자리잡아가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30대 중반이 되엇을때, 오랫만에 동창회모임에 나갔는데...



친구들 앞에서 내가 하는 일을 말하기가 창피해지더라.



모텔당번이라고 할수 없자나.



호텔 객실과장이라고 말을 해?? ㅋㅋㅋ

누가 호텔이라고 믿어주는데??

호텔도 호텔나름이지 누가봐도 러브호텔인데....



아무튼 사회적으로 점점 도퇴되고...

사람들에게 나의 직업을 떳떳하게 말할수 없다고 생각될 즈음에

눈 딱감고, 이를 악물고 일단 모텔당번을 때려쳤지.

모텔 숙소를 나와서

일단 고시원에 머물면서 잡코리아를 뒤졌어.



마음이 심난해서인지 일자리 찾는게 쉽지 않더라.



그때 나이가 이미 38살이었는데

세상 어떤 회사에서 38살먹은 신입을 뽑아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고....



지금까지 경력이라고는 모텔당번이 전부였지.



일단 이력서를 솔직하게 썼어.

자기소개서에다가도 모텔당번했다고 솔직히 썻지.



지금까지의 어두웠던 시간을 이제는 끝내고싶다고...

마음을 담아 지원하는 회사마다 일일이 자기소개서를 썼어.

(같은 내용을 복붙하지 않았지)



나이가 있다보니 연락조차 안오더라.



그런데 어느날....



ㅇㅇ대학교에서 연락이 온거야.

시설관리부에 이력서를 넣었었거든

모텔당번하면서 시설관리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했거든.

그 부분이 잘 먹힌듯.

실리콘 예술로 바르고, 남들 싸놓은 황금똥물 튀는데도 뚫어뻥도 잘하고

침대가 정액 + 피범벅이더라도 배팅 기가막히게 잘했다고 면접때 이야기 햇지 ㅋㅋ



면접때 잘 보이기 위해서 고급스럽게 보이기 위해서 다들 노략하자나.

난.... 그냥 대놓고 있는그대로 말햇지. 머슴으로 보일 정도로말야.



그래서 지금 벌써 5년차 서울시내 4년제 대학교에서 시설관리부에서 일하고 있다.



지금??? 월급은 작아.

연봉제라서 연4천이 조금 안돼. 하지만.... 주5일. 빨간날 다쉬고. 공무원 쉬는날은 무조건 다쉬는거야.

정시 칼출칼퇴. 8시출근 17시40분퇴근. 구내식당 직원할인으로 끼니당 1,500원.



무엇보다... 이제는 누구를 만나도 당당하게 내 직업을 말할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아.



내가 이 게시판에 들어오는 선배님들 후배님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게 자랑하려는게 아니야. 다들 모텔바닥을 벗어나고싶어하자나..



그런데 용기는 안나지... 나도 38살이 되서야 겨우 큰맘 먹고 떠난거야. 40이 넘으면 영영 못떠날것 같아서.. 결심한거지.



후배님들아.... 내가 봣을땐, 나이가 어리면 어릴때 일수록 가능성은 크다고 봐. 결정은 빠를수록 좋아.



할줄아는게 당번일밖에 없지??? 일단 부딪혀봐.



물론 갑자기 전문직이 될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주 5일근무에 평범한 주간근무만 하는 곳은 많고 많다.



오랫만에 익명게시판들어와서 글들을 읽다보니... 옛 생각도 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는거 같아서 이렇게 오지랍을 부려봤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 하지만 모험을 하지않으면 더 나은 내일도 없다.



모두의 앞날에 밝은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





Ps. 내 글에 뒤틀린 마음으로 욕하는 분들도 있겠지. 패배의식에 찌들어서 남 잘된 꼴 못보고 배아파하는 사람도 있을꺼야.



남들이 잘나고 똑똑하고 뭔가 특출나서 잘된게 아니야. 넌 나보다 뭐가 못났는데?? 난 지방 시골 출신이야.



가진돈 1도 없이 서울생활이 하고싶어서 올라왔고 갈곳도 없고 머물곳도 없어서 모텔에 취직했고 모텔당번하면서도 돈이 잘 안모여서 9년을 일해서 겨우 빌라 보증금정도만 모았어. 나이도 38살이었어.



너가 나보다 더 나은 조건일거야. 안될꺼라 생각하지말고... 뜻이 있으면 길이 보일꺼야. 모두들 항상 건강하고 힘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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