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는 하꼬방
여우가 술 자신 할아비를 홀렸다는 모롱이
난달 길섶에 싸리꽃이 흐드러졌다.
밤새 빗방울에 쓸린 함초롬한 눈망울이
스스러워 스스러워
머언 어느날
빗길을 걸으며
싸리꽃같은 신부도 그러하리라.
밥풀처럼 올망졸망 새끼를 쳐
파란 하늘 풀어 놓은 모롱이 난달 길섶을
싸리꽃 송이송이 채우리라.
-
모롱이: 산모퉁이의 휘어 둘린 곳
난달 : 길이 여러 갈래로 통하는 곳
길섶: 길의 가장자리
스스럽다: 수줍고 부끄러운 느낌이 있다
올망졸망: 작고 또렷한 것들이 많이 벌여 있는 모양 / 귀엽고 엇비슷한 아이들이 많이 있는 모양
마을에서 버스가 다니는 읍내로 가는 길
어린 시절 다들 그러했듯 10리 산길을 걸어다니곤 했다
한길을 따라 가다보면
다른 마을의 가운데를 지나가야 하는 하꼬방길과
골짜기처럼 팬 산모퉁이를 지나는 갈림길에 다다르고
바로 거기 길가에 봄이면 싸리꽃이 하얗게 피어 있었다.
밤새 가는 비라도 맞은 날이면 파란 잎의 하얀 싸리꽃잎은
싱그러움이 더하였었지, 살짝 수줍은 듯도 하고.
그 싸리꽃을 보며 깨알처럼 수줍은 마음을 품곤 했다.
혼자 지나던 그 길을 언젠가 같이 걸을 누군가가 생긴다면
아마 그녀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리라.
함께 걷는 내내 그녀의 싸리꽃같은 하얀 얼굴에 부끄러움이 감돌까?
나는 이미 그녀 닮은 아이를 갖고 또 그 아이가 나처럼
그 어미처럼 비내린 싸리꽃길을 걸어가는 꿈을 꾸는데...
- 작자 : 나 -
|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수 | 등록일 |
|---|---|---|---|---|
| 2572 | 손님 끄는 방법(53) | 익명 | 3745 | 16.07.21 |
| 2571 | 에어컨 바람세기(2) | 익명 | 3195 | 16.07.21 |
| 2570 | 격일제 베팅도 재워주나요? (3) | 익명 | 3211 | 16.07.20 |
| 2569 | 같이 일하던 형의 행방을 찾고싶네요~도와 주세요ㅠㅠ(39) | 익명 | 3782 | 16.07.20 |
| 2568 | 네 이딴 싸가지 구인정보 공개하기(12) | 익명 | 3669 | 16.07.20 |
| 2567 | 싸가지 구인정보(19) | 익명 | 3259 | 16.07.20 |
| 2566 | 벨소리가 안나요(1) | 익명 | 3277 | 16.07.19 |
| 2565 | 쉑쉑버거 16700원어치(6) | 익명 | 3366 | 16.07.19 |
| 2564 | (09시~24시)근무(17) | 익명 | 3325 | 16.07.19 |
| 2563 | 카운터에 돈이나 카드 집어던지는 사람은 그게 멋있냐?(44) | 익명 | 3198 | 16.07.19 |
| 2562 | 그리움.(2) | 익명 | 3865 | 16.07.19 |
| 2561 | 숙박요금 아까워서 거짓말도 가지가지다(14) | 익명 | 3242 | 16.07.19 |
| 2560 | 물값..?(14) | 익명 | 3522 | 16.07.19 |
| 2559 | ### 격일제 근무는 사람을 서서히 죽이는 근무조건이란다~ ^^(135) | 익명 | 3699 | 16.07.18 |
| 2558 | 곰돌이 인형(2) | 익명 | 3366 | 16.07.18 |
| 2557 | 오늘도 쓰레기 가게들 부지런히 구인란에 올리는구만(42) | 익명 | 4160 | 16.07.18 |
| 2556 | 채용정보에서 최저임금 내용을 정확하게 알려줬으면(22) | 익명 | 3523 | 16.07.18 |
| 2555 | 콜택시 불러달라메 아줌마야(12) | 익명 | 3598 | 16.07.18 |
| 2554 | 진짜사나이 개그맨 특집(1) | 익명 | 3245 | 16.07.17 |
| 2553 | 좋은자리 적극추천(4) | 익명 | 3368 | 16.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