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수다방

커뮤니티운영정책

싸리꽃
익명등록일2016.07.16 00:26:41조회2,264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는 하꼬방


여우가 술 자신 할아비를 홀렸다는 모롱이


난달 길섶에 싸리꽃이 흐드러졌다.


 


밤새 빗방울에 쓸린 함초롬한 눈망울이


스스러워 스스러워


 


머언 어느날


빗길을 걸으며


싸리꽃같은 신부도 그러하리라.


 


밥풀처럼 올망졸망 새끼를 쳐


파란 하늘 풀어 놓은 모롱이 난달 길섶을  


싸리꽃 송이송이 채우리라.


-


모롱이: 산모퉁이의 휘어 둘린 곳


난달 : 길이 여러 갈래로 통하는 곳


길섶: 길의 가장자리


스스럽다: 수줍고 부끄러운 느낌이 있다 


올망졸망: 작고 또렷한 것들이 많이 벌여 있는 모양 / 귀엽고 엇비슷한 아이들이 많이 있는 모양


 


마을에서 버스가 다니는 읍내로 가는 길


어린 시절 다들 그러했듯 10리 산길을 걸어다니곤 했다


한길을 따라 가다보면


다른 마을의 가운데를 지나가야 하는 하꼬방길과


골짜기처럼 팬 산모퉁이를 지나는 갈림길에 다다르고


바로 거기 길가에 봄이면 싸리꽃이 하얗게 피어 있었다.


 


밤새 가는 비라도 맞은 날이면 파란 잎의 하얀 싸리꽃잎은


싱그러움이 더하였었지, 살짝 수줍은 듯도 하고.


그 싸리꽃을 보며 깨알처럼 수줍은 마음을 품곤 했다.


혼자 지나던 그 길을 언젠가 같이 걸을 누군가가 생긴다면


아마 그녀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리라.


 


함께 걷는 내내 그녀의 싸리꽃같은 하얀 얼굴에 부끄러움이 감돌까?


나는 이미 그녀 닮은 아이를 갖고 또 그 아이가 나처럼


그 어미처럼 비내린 싸리꽃길을 걸어가는 꿈을 꾸는데...     


 


                                                                     - 작자 : 나 -


 


 


 


 


 

주식회사 호텔업디알티 |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동 691 대륭테크노타운20차 1807호 | 대표이사: 이송주 | 사업자등록번호: 441-87-01934 | 통신판매업신고: 서울금천-1204 호
| 직업정보: J1206020200010 | 고객센터 1644-7896 | Fax : 02-2225-8487 | 이메일 : [email protected]
Copyright ⓒHotelDRT Corp.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