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중엔 크고 뚱뚱한 왕팅이가 있고 그보다 작고 날씬한 오빠시가 있다.
유난히 무더웠던 요즘
오빠시 한 마리가, 내가 부어 놓은 물을 마시러 꼭 4시 2~30분쯤 왔다.
며칠 통에 새 물을 부어 놓지 않았더니
오빠시보다 작고 낯선 벌 2마리가 빠져 죽어 있다.
혀가 있다면,,너무 뜨거운 물을 마시려다 혓바닥을 데어
여러 가지 합병증까지 더해 죽은 건 아닐까. 괜히 미안해진다.
물을 쏟아내고 새 물을 받는 사이 매번 오던 오빠시가 왔다.
전 같으면 오빠시는 오자마자 물통에 내려앉는 법이 없었다.
잠시 주위를 빙 돈다. 어서 비켜달라는 말이다.
그러면 나는 물 채우는 일을 멈추고
오빠시가 물마시는 데 방해됨이 없도록 저만치 서서 지켜본다.
그런데 오늘은 오빠시가 바로 물통으로 다가온다.
물을 채우려는 나와 오빠시의 행동이 겹쳐 버렸다.
통에 앉으려던 오빠시가 나를 경계해서인가 다시 날아오른다.
그러더니 물통의 깨끗한 물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닥에 흘린 물에 한참 입을 대곤 날아가 버린다.
왠지 서운하면서도
며칠 갈지 않은 물통에 빠져 죽은 제 종족을 보았을 오빠시에게 미안함마저 든다.
내일은 오전까지 비가 온단다
빗물이 다 마르지 않는 이상 내일 오빠시는 오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새 물을 부어놔야지.
번호 | 제목 | 글쓴이 | 조회수 | 등록일 |
---|---|---|---|---|
2885 | 해당 글은 블라인드처리 되었습니다. | 익명 | 146 | 16.08.28 |
2884 | 3명 장기방 해놓고 4명씩 자는 노가다들(14) | 익명 | 2193 | 16.08.28 |
2883 | 주류판매하시다가 단속걸리신적 있으세요?(28) | 익명 | 2201 | 16.08.28 |
2882 | 진상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노하우있으세요?(13) | 익명 | 2498 | 16.08.28 |
2881 | 아침에와서 숙박시간 다 안채우고 잠자고씻고가는경우 (18) | 익명 | 2096 | 16.08.28 |
2880 | 위생에 신경을 써야지?(27) | 익명 | 2217 | 16.08.28 |
2879 | 계속일해야하나요?(47) | 익명 | 2413 | 16.08.26 |
2878 | 최저임금도안되는 급여주는 악덕들아 퇴사시는 니들 노동청이다(15) | 익명 | 2184 | 16.08.26 |
2877 | 오픈준비중입니다. 직원분들 여쭤볼께있습니다.(28) | 익명 | 2546 | 16.08.26 |
2876 | 해당 글은 블라인드처리 되었습니다. | 익명 | 63 | 16.08.26 |
2875 | 4시 20분에서 30분 전후로 오빠시가 다녀간다.(11) | 익명 | 2232 | 16.08.25 |
2874 | 이런 진상?(13) | 익명 | 1966 | 16.08.25 |
2873 | 노동청 신고 많이많이들 하세요(11) | 익명 | 2506 | 16.08.25 |
2872 | 적금?타보신분?(11) | 익명 | 2430 | 16.08.25 |
2871 | 형아 노동청 민원접수했다(18) | 익명 | 2099 | 16.08.25 |
2870 | 초보당번 어떻게 해야 잘할수 있나요?(29) | 익명 | 2106 | 16.08.25 |
2869 | 이바닥에서 멀 기대하니 죄다 블랙인디,,,ㅋㅋㅋ(12) | 익명 | 2052 | 16.08.25 |
2868 | 근로개선으로 14시간 210 업계최고 대우보장? 업계 최고란 말 아무데나 쓰지말길.(21) | 익명 | 2198 | 16.08.25 |
2867 | 배드민턴 한다고 했을 뿐인데...(22) | 익명 | 2173 | 16.08.25 |
2866 | 가격 못올리나요..?(5) | 익명 | 1979 | 16.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