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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술 아비의 축문
익명등록일2016.09.05 17:14:00조회2,220

	

만술아비의 축문


                    - 박목월 -


아베요 아베요


내 눈이 티눈인걸


아베도 알지러요


등잔불도 없는 제삿상에


축문이 당한기요


눌러눌러


소금에 밥이나 많이 묵고 가이소


윤사월 보릿고개


아베도 알지러요


간고등어 한 손이믄


아베 소원 풀어드리련만


저승길 배고플라요


소금에 밥이나 많이 묵고 가이소



여보게 만술(萬述) 아비


니 정성이 엄첩다


이승 저승 다 다녀도


인정보다 귀한 것 있을락꼬


망령(亡靈)도 응감(應感)하여, 되돌아가는 저승길에


니 정성 느껴 느껴 세상에는 굵은 밤이슬이 ​온다.


-


​* 티눈- 까막눈


* 엄첩다- 대견스럽고 엄청나다.​


1연의 화자는 제사를 지내는 아들이고


2연의 화자는 제3자다.


​1~2행에서는 시적 화자의 문맹(文盲)을, 3~4행에서는 제사상에 촛불조차 없음을,


5행에서는 제문(祭文)도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제사상에 촛불조차 없을만큼 가난하고 까막눈이니 제문을 써 붙일 리 없다.


생전 아비가 좋아했을법한 간고등어를 올려놓고 마음을 달랬으면 하건만 보릿고개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저 소금과 밥을 올려놓고 많이 드시고 가시라 한다.


그저 많이 드시고 가시랄밖에


우리 정서가 찬은 없어도~ 비록 차린 건 없어도 "많이 먹으라" 하지 않던가.


아들은 ​차릴 게 없으니 밥이나마 눌러 눌러 정성스럽게 퍼담은 것이다.


 


이에 제 3자가 만술아비에게 말한다.


없는 살림에 정성이 갸륵하구나. 인정보다 귀한 것이 있겠는가하고.


아버지도 그런 아들의 처지를 알고 또한 정성만큼은 알테니 되돌아가는 저승길에


눈시울 적실 거라 말한다.


굵은 밤이슬은 아비의 눈물이다.



인정과 정성이 첫째다. 절차와 형식은 그 다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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