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수다방

커뮤니티운영정책

親舊
무플방지위원회등록일2010.11.20 21:08:33조회1,678

	

10년 전 나의 결혼식이 있던 날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이럴 리가 없는데.....

정말 이럴 리가 없는데.....

식장 로비에 서서

오가는 사람들 사이로 형주를 찾았다.

형주는 끝끝내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 때

형주 아내가 토막 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허위적허위적 올라왔다.

“철환씨, 어쩌죠. 고속도로가 너무 막혔어요.

예식이 다 끝나버렸네....”

“왜 뛰어왔어요. 아기도 등에 업었으면서.....

이마에 땀 좀 봐요.”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몰아쉬는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웠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친구가 보내온 편지를 읽었다.

<철환아, 형주다.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석민이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한다.

철환이 너와 함께 할 수 없어 내 마음 많이 아프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 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 천 원이다.

하지만 슬프진 않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너와 함께 읽으며 눈물 흘렸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기에 나는 슬프지 않았다.

아지랑이 몽기몽기 피어오르던 날

흙속을 뚫고 나오는 푸른 새싹을 바라보며

너와함께 희망을 노래했던 시절이 있었기에

나는 외롭지 않았다.

사자바람 부는 거리에 서서

이원수 선생님의 <민들레의 노래>를 읽을 수 있으니

나는 부끄럽지도 않았다.

밥을 끓여먹기 위해

거리에 나 앉은 사람들이 나 말고도 수천 수만이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철환이 장가간다.... 철환이 장가간다.... 너무 기쁘다.”

어제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오스스한 별을 보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 들려 보낸다.

지난 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가서 먹어라.

철환아, 오늘은 너의 날이다. 마음껏 마음껏 빛나 거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해다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형주가>


편지와 함께 들어있던 축의금 만 삼천 원....

만 원짜리 한 장과 천 원짜리 세장....

형주가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 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새 신랑이 눈물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구두를 신고 있는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

이를 사려 물었다.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 형주가 마음 아파할까봐

엄마 등 뒤에 잠든 아가가 마음 아파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 가운데 서서......

<연탄길><행복한 고물상>저자 이철환


 


 


내 나이 스무 살에


 


이 글을 보고 코 끝이 한참동안이나 찡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땐


 


나도 참 눈물이 많았었나보다


 


여러분도 이런친구... 있으신가요?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수 등록일
6366 종필아 어디로..(2) 그랴그랴 1883 10.11.24
6365 보조 생활 10일째....p.s 필히 남자들만 보시요....(9) 우쨔쓰까나이 5210 10.11.24
6364 현대 차 옵션에 자폭모드가 있나..(2) 개집전세9천 1059 10.11.24
6363 문신합니다.-_-v(4) 체리파스 1761 10.11.24
6362 에구구 눈탱이야 ㅡㅡ;|(1) 아또나야 1844 10.11.24
6361 모텔리아님 아시는분(1) 난눈물겹다 1777 10.11.24
6360 순수 한국인 모텔리어 캐셔님들만,,보세요,,!!(8) 사노리왕자 1704 10.11.23
6359 라면좀사다놔야하나..(6) 복덩이1 1728 10.11.23
6358 안녕하세요^^ 일본다녀왔어요(6) 당번만10년째 1586 10.11.23
6357 연평도 포격 포병1명사망 진돗개하나발령(3) 무플방지위원회 1768 10.11.23
6356 우리 당번 잡혀 갔어요~(11) 웜바닐라 3648 10.11.23
6355 보조 생활 일주일째...(2) 우크라이낭 1831 10.11.23
6354 눈물 그리고 한숨(5) 캡거얼 2267 10.11.23
6353 술한잔 해요.. 금정역부근 당번님들..~~(2) 독고데이 1742 10.11.23
6352 형님찾습니다.(4) 난눈물겹다 972 10.11.23
6351 으음...진짜 궁금한게 있는데여...(10) y. 1750 10.11.23
6350 사장님 사장님.. 우리 사장..님..=ㅁ=?(9) vanillasky 1809 10.11.23
6349 오후 4시에 피자를 먹었더니(6) 복덩이1 1680 10.11.23
6348 급질문~!!(6) 동글ol 1001 10.11.22
6347 일단 클릭해보셈~ 대박임 ㅋㅋㅋ ^0^(14) 비상출구 2028 10.11.22
주식회사 호텔업디알티 |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동 691 대륭테크노타운20차 1807호 | 대표이사: 이송주 | 사업자등록번호: 441-87-01934 | 통신판매업신고: 서울금천-1204 호
| 직업정보: J1206020200010 | 고객센터 1644-7896 | Fax : 02-2225-8487 | 이메일 : [email protected]
Copyright ⓒHotelDRT Corp.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