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팅쟁이

행복한인생 | 2016/02/04 | 조회수3090| 신고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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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시간 빠르데이

 

군전역하고 배운것도없고 돈도벌어야재 

 

24살..그냥 무턱대고 서울에 상경한기라

 

아는사람도없고 갈곳도없고 참말로 막막했재

 

지갑탈탈 털어서 단기 고시원에들어간기라.

 

일주일치 고시원내고 겜방에서 일자리도보고 생활정보지보고

 

고시원근처있던 식당에 저녁에 설겆이알바를 시작으로

 

이것저것 알바한기라. 그러다가 밥도주고 잠도재워준다고하길래

 

돈모으기딱이겟다싶어 모텔청소를했재.. 이게뭐..보조라카데...

 

아침열시부터 열두시까지하고 한달에 120만원받은기라... 

 

근디 이기 말이 12시퇴근이지 늦대실때문에 항상 12시넘어서 퇴근한기라

 

두달하니 이기 몸이 말이 아닌기라 

 

내몸이 내몸이 아닌기라. 이러다 병걸리지싶드라

 

다 때려치고 페인트공장 들어갔는데 와따 월급이나 휴무나 쉬는시간은 참좋았는데

 

마... 화학약품땜에 정신이 헤롱헤롱하데 마스크고 뭐고 다해도 중간중간 정신이 몽롱하더라

 

딱 일년하고 퇴직금받고 그리관두고

 

다시 모텔에 들어간기라. 꼴에 한번해봤다고 무섭지도않더라

 

주구장창 청소하고 그러다가 당번도했재. 아따 이게 당번일이 생각보다 힘들데

 

청소할땐 쉬운줄만알았는데 몸은편해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닌기라

 

차라리 몸이 피곤한게 훨낳드라. 그래서 다시 시트잡았재.

 

누가 그러데 이나이먹고 시트잡고싶냐고... 당번이나 다른일하지 왜..시트잡냐고

 

그거아나....

 

산사람은 산을타야되고

 

시트쟁이는 시트를 잡는기라

 

산사람도 내려갈때되면 다 내려갈끼고

 

시트쟁이도 때되면 시트내려놓을끼다.

 

아직은 안놀란다. 아직은 시트잡고있을란다.

 

산쟁이가 산타기 힘들다고 포기하는거봤나?

 

힘들어도 또타기라... 그런기다..이게....

 

힘들어서 포기했으면 벌써포기했다. 근디 시트한번잡았으니...정상함가볼란다.

 

안다..힘들고 월급도 쥐꼴만하고 휴무도적고 몸도 고된거

 

다안다... 우짜겟노... 어디 남에돈 벌기가싶나?

 

난 이일에 당당하다. 친구들이 뭐하냐고 물으면 난 솔직히 말한다.

 

시트잡고 청소한다고 나 안부끄럽다. 그럼 된거아이가?

 

어느날은 시트가 눅눅하고 

 

어느날은 시트가 딱딱하고

 

어느날은 시트가 따뜻하고

 

어느날은 시트가 드럽고

 

시트쫙펴봐라. 하얀게 참말로 반드하고 깨끗하데이. 오랜된시트 아무리 빨아도

 

누렇다...쓰다..쓰다 보면 구멍나고 색깔도 바래고 수많은 손님받아내고 견뎌내고

 

다..누래지면 시트도 한몸다받처서 그레이 떠난데이  처음부터 누렇고 구멍난시트는

없는기라... 다..견뎌낸기라... 묵묵하게 침대에서 손님받아가며....그래서​

 

내가 시트인기라... 첨엔 하얗고 빳빳했재..근디 지금은 약간 색이바래고있다.

 

우짜겟노...이게 세월이고 훈장이재.

 

​그래도 아직은 내... 내려올때 안됐다. 

 

시트좀만 더 잡고 구멍나고 못쓰게되면 내려올끼다.

 

나이먹고 왜 배팅하냐고 묻지마라.

안쓰럽게 보지도말고

불쌍하게도 보지말아라.

이게 내일터고 내직업이고 내밥줄이다.

매달 매달 적금넣고 늘어가는 금액보면서 얼마나 기분좋은줄아나.

내두손...내두다리 멀쩡해서 하는기라. 몸안좋아봐라 이일이도 못한다.

얼마나 감사한일이가... ​그러니 함부로 보조..청소라는직업 말하지마라

이일이 바닥이라고...? 난 그리생각안한다. ​

 

이일..............시트쟁이........그래도  아직 할만하니 하는기라